6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동남부 지역을 강타한 규모 7.8의 대형 지진으로 튀르키예와 시리아 양국에서 최소 2500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이 다쳤다. 인근 도시 10여곳에서 건물 수천채가 무너지면서 실종자, 부상자가 다수 발생해 앞으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튀르키예 재난응급관리청(AFAD)과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날 새벽 4시17분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에서 약 33㎞ 떨어진 내륙에서 규모 7.8의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1939년 3만여명이 사망한 튀르키예 역사상 최악의 지진과 같은 규모다. 이번 지진 사망자도 1만명이 넘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오후 1시24분에도 튀르키예 카흐라만마라슈 북북동쪽 59㎞ 지점에서 규모 7.5 여진이 발생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전국에서 1498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튀르키예 동남부와 국경을 맞댄 시리아 북서부 지역도 피해가 엄청났다. 시리아 보건부에 따르면 알레포 하마 라타키아 등 도시에서 최소 430명이 사망하고 3000여명이 다쳤다. 반군 장악 지역인 이들리브주에서도 최소 380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반군 측 집계를 합하면 시리아 내 사망자만 최소 810명에 이른다. 집계되지 않은 경우까지 포함하면 사망자는 2500명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리아 당국은 사망자가 폭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지역 건물들은 11년 넘게 이어진 내전으로 이미 큰 피해를 입었는데 이번 지진으로 대다수가 무너졌다. 반군 측 민간 구조대인 ‘하얀 헬멧’은 “악천후가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며 지원을 호소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가 이 재난을 빨리 극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도 지진 피해 수습에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하라는 긴급 대응 명령을 내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재난에 대해 인도적 차원에서 적극적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을 국가안보실과 외교부에 지시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