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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안치소’로 변한 야외 주차장… 끝모를 사망자수


튀르키예 강진으로 사망자 수가 끝없이 불어나면서 병원 주차장마저 시신 안치소로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9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지난 6일 발생한 강진으로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누적 사망자 수는 이날 기준 2만명을 넘어섰다.

현지 전문가들은 최대 20만명의 시민이 건물 잔해에 갇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사망자 통계는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시리아 접경지 하타이주의 하타이트레이닝&리서치 병원 야외 주차장에 빼곡히 늘어선 시신들이 이번 지진의 피해 규모를 실감케 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 병원으로 옮겨진 시신만 수백 구에 육박해 기존 인력으로는 신원 확인조차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유족들은 주차장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 시신 운반용 가방을 일일이 열어가며 직접 가족들의 시신을 찾아 나서고 있다.


가족을 잃은 메흐메트 외즈데미르는 “고인의 친인척이라고 해도 시신 가방을 열어 끔찍한 광경을 확인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메흐메트의 형제 으브라힘과 으브라힘의 아내, 1살과 3살짜리 두 딸은 이번 지진으로 살던 아파트가 무너져 모두 사망했다.

메흐메트는 1시간의 수색 끝에 으브라힘 가족의 시신을 찾아내 묘지로 향했다. 장례식은 파티클리 모스크에서 거행됐고, 시신은 모스크 바깥에 묻혔다.

하타이주 이재민들은 대부분 시리아 내전을 피해 새로운 삶의 터전을 꾸리던 난민들이었다고 NYT는 설명했다.

그러나 지진 이후 난민들은 다시 집을 잃었고, 콘크리트 잔해만 남은 집터 옆에서 텐트를 치고 생활하고 있다.

튀르키예 카흐라만마라슈에서도 급조된 묘지에 시신들이 끝없이 쏟아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굴착기들이 숲 외곽을 따라 긴 도랑을 파내고 사망자 수백 명을 안장할 무덤을 만들어내는 광경이 목격되기도 했다.

묘지로 향하는 길에도 참혹한 장면이 이어졌다. 한때 고층 아파트 건물들이 즐비했던 자리에는 부서진 콘크리트와 끝이 안 보이는 잔해 더미가 자리했다.

묘지는 카흐라만마라슈 바깥으로까지 퍼지고 있어 향후 수 주간 시신 안장에만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야 할 것이라고 WP는 예상했다.

대지진이 발생한 지 나흘만인 10일(현지시각) 기준 사망자 수는 2만1000명을 넘어섰다. 튀르키예에서 1만7674명, 시리아에서 3377명으로 합계 2만1051명이 사망한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자연재해가 발생한 이후 72시간까지를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보는데, 더딘 구조작업 속 현재까지 경과된 시간은 90시간을 넘어섰다. 자연재해 발생 이후 24시까지는 생존율이 74%에 달한다고 보고 있지만, 72시간이 경과한 뒤에는 22%로 떨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은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