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2만4000명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영하의 추위 속에 구조가 여의치 않아 아직 수만 명은 실종 상태에 놓여있다.
AFP, 블룸버그통신 등은 11일(현지시간)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이번 지진으로 사망한 사람이 2만4150명을 넘겼다고 보도했다. 튀르키예 소방당국이 밝힌 바에 따르면 국내 사망자만 이미 2만명을 넘었다. 부상자는 8만명을 넘겼으며, 이들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외신들은 구조의 골든타임(72시간)이 지나가면서 기적의 생환 소식도 빈도가 차츰 줄고 있다고 전했다. 지진 발생 후 120시간이 넘은 시점에도 생환한 사람들이 있었지만, 건물 등의 피해 규모가 워낙 크고 영하권의 날씨 등 악천후가 겹쳐 구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튀르키예 소방당국은 첫 지진 이후 1891건의 여진이 발생했다고도 밝혔다.
시리아에선 정부를 대신해 반군지역 구조 활동에 앞장서온 민간구조대 ‘하얀 헬멧’이 구조 활동보다는 사망자 수습에 주력하기로 했다. 하얀 헬멧은 이날 시리아 북부와 북서부 반군 점령지 대부분 지역에서의 구조 활동을 끝냈다고 밝혔다. 일부 지역에선 여전히 생존자 수색이 이뤄지고 있지만 48시간 이내에 종료될 예정이다.
하얀 헬멧은 “지진이 발생한 이후 3384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며 “지진 발생 후 108시간 동안 집중 수색을 벌였지만 잔해에 깔린 사람 중 생존자가 있을 확률은 희박하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유엔 등 국제사회의 지원이 도착하지 않았다”며 “튀르키예에 거주하던 이집트 봉사 단체와 스페인 팀이 있지만 제대로 된 장비도 갖추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미르야나 스폴야릭 총재는 북부 시리아 지역에 대해 인도주의적 지원을 즉각적으로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성명에서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북부 시리아의 모든 지역에서 인도주의 지원이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공정한 인도주의적 지원은 방해받거나 정치화돼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은 튀르키예와 시리아 양국에서 최소 87만명이 식량 등의 긴급지원이 필요하며, 시리아에선 530만명이 집을 잃은 상태라고 전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