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교육의 국제화, 글로벌 인재 육성을 기치로 내건 가운데 “일본은 지금 유학에서도, 국내 영어교육에서도 한국에 뒤쳐져 있다”고 분석한 보도가 나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0일 ‘글로벌 교육 정책을 읽는다’ 시리즈로 한국과 일본의 교육을 비교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매체에 글을 기고한 우스비 사코 교토세이카대학 교수는 “한국의 영어 학습 시간, 해외 유학에 대한 적극적인 추진력은 대단하다”며 자국 사례와 세세하게 비교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의 유학생 수는 일본보다 3배 가까이 더 많다. 2019년 기준 해외에서 수학 중인 한국인 대학생과 대학원생은 21만3000명이었다. 이에 비해 일본인 유학생은 6만1989명에 그쳤다. 한국의 인구수가 일본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인들이 유학에 훨씬 적극적인 셈이다.
공교육 부문에서도 양국의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초등학교 3~4학년 기준 영어 학습 시간은 한국이 68시간, 일본이 35시간으로 한국이 2배 가까이 많았다. 초등학생 전 학년으로 따지면 한국 학생이 일본 학생보다 130시간이나 더 많이 영어를 공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매체는 “한국어는 일본어와 어순도 비슷하고 같은 한자문화권”이라며 “영어학습에서 한·일은 마찬가지로 불리하다. 그럼에도 2021년 기준 토익(TOEIC) 점수는 한국인이 일본인보다 100점 가량 더 높다”고 설명했다. 양국의 언어 조건이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학습량의 차이가 결국 영어 실력 격차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우스비 교수는 “아이의 어학능력이 높아지면 세계를 보는 시야도 넓어진다”며 어학은 문법뿐 아니라 비판적인 사고·세상을 상대적으로 보는 힘을 기르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외국에서 생활함으로써 스스로를 마주하고, 타인을 받아들이는 수용력을 체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어 등 외국어 학습을 더 이른 단계부터 실시해 다른 문화를 접할 기회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이 매체는 수험전쟁과도 같은 한국의 높은 교육열이 저출생의 요인 중 하나라는 견해가 있다며 “역대 정권의 교육정책이 성공했다고 풀이하기에는 한계도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에서는 최근 ‘국제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1월 국가 시정연설에서 ‘교육 국제화, 글로벌 인재 육성’이란 목표를 내걸고 “일본인 학생의 해외 파견 확대 및 재능 있는 유학생을 수용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류동환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