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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동유럽 “대러 전선 강화”… 푸틴 “3대 핵전력 증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 감축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한 것에 대해 “큰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핵전력 증강에 집중하겠다며 맞불을 놨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주년(24일)을 앞두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부전선 국가안보협의체 ‘부쿠레슈티 9개국(B9)’ 정상회의에 참석한 바이든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의 뉴스타트 참여 중단 선언에 대해 “큰 잘못이며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만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을 생각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러시아의 핵전력) 태세 등에 어떤 변화가 있다는 것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B9 정상회의에선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물러설 뜻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B9 정상들이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나토 동부전선의 방어가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내자 그는 “나토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분명하다. 1인치의 영토라도 방어하겠다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폴란드 불가리아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9개국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하자 안보 위협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듬해 B9을 결성했다.

미국과 B9의 밀착으로 나토 동부전선에는 더 많은 미군 전력이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폴란드 내 기지로 미군 장비를 옮기는 것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도 발트 3국 일대에 미국의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공격용 헬기, 영공 정찰자산 배치를 제안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공휴일인 ‘조국 수호자의 날’(23일) 기념연설에서 “우리는 3대 핵전력 증강에 더 많은 관심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핵탄두 여러 개를 탑재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를 올해 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3대 핵전력은 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장거리 전략폭격기를 뜻한다.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국과 러시아 양국 사이 신뢰가 훼손된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핵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했다.

박재현 기자,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