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최대 우방국 벨라루스가 16일부터 합동 전술 비행 훈련에 돌입했다. 벨라루스는 ‘방어전 성격의 훈련’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서방은 우크라이나전 참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전쟁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우크라이나에 중화기 지원 뜻을 내비쳤다.
로이터통신은 15일(현지시간) 벨라루스 안전보장이사회가 16일부터 내달 1일까지 실시하는 러시아와 합동 전술 비행 훈련은 전적으로 방어 임무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리아 노보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파벨 무라베이코 벨라루스 국가안전보장회의 1차관은 “이번 합동훈련의 본질은 전적으로 방어적 성격”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해 2월 전쟁 초기 러시아가 벨라루스를 우크라이나 공격 통로로 삼은 것을 의식한 발언이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이번 훈련도 러시아의 공격용 훈련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벨라루스가 지난해 10월부터 러시아군의 국경 지역 주둔을 허용하고 연합훈련을 진행해 온 만큼 참전 가능성은 계속 거론됐다. 현재 러시아군 8000명 이상이 우크라이나·벨라루스 국경 지역 등에 주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쟁은 갈수록 격화하는 모양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드니프로 아파트 폭격에 따른 사망자는 35명으로 늘어났다. 실종자가 44명이고 부상자도 75명이어서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지난 14일 키이우를 비롯해 하르키우, 드니프로 지역에 대규모 공습을 진행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국민 심야 연설에서 “언젠가 테러리스트들이 당신들을 찾아갈 것”이라며 복수를 다짐했다.
서방이 박격포와 같은 중화기를 추가로 지원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5일 “곧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중화기를 추가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크라이나의 승리에 필요한 무기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서방에 중화기를 추가로 지원해달라고 요구해왔다. 그동안 서방은 확전을 우려해 중화기 제공에 미온적인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가 민간 시설에 대규모 폭격을 감행하자 중화기 지원을 공식화하는 국가가 늘었다. 미국과 독일, 프랑스가 장갑차를 지원하기로 한 데 이어 영국도 자국산 주력 전차인 챌린저2 14대와 AS90 자주포 30여대를 보내기로 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