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전역을 휩쓴 역대급 겨울 폭풍으로 인해 곳곳에서 침수와 정전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26일 비는 일단 멈췄지만 27일부터 3월1일까지 다시 강우전선이 다가오면서 LA를 비롯한 남가주 지역에 간간히 비가 내리고 추운 날씨가 지속될 전망이다.LA 카운티에 34년 만에 눈보라 경보가 발령된 이후 인근 산악지대에 폭설이 내렸다. 26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샌개브리얼 산맥의 마운트 하이 등 일부 지역에 6피트가 넘는 눈이 쌓여 거대한 설산으로 변했다. 마운트 윌슨 지역에는 40인치의 눈이 내렸다.라캬나다와 라크레센타 지역 풋힐 불러버드 북쪽 주택가와 랜초쿠카몽가 지역 등에서는 좀처럼 보기드문 함박눈이 쌓였다. LA에서 북서쪽으로 62마일 떨어진 마을인 프레이저 파크의 주민들은 쌓인 눈 때문에 차고에서 트럭을 꺼내는 데에만 4시간이 넘게 걸렸다.LA 도심을 비롯한 남가주 저지대에는 폭우가 쏟아졌다. 겨울 폭풍이 몰고 온 구름은 LA 카운티와 인접한 샌버노디노 카운티의 한 계곡에 4.7인치가 넘는 비를 뿌렸다.이로 인해 남가주 곳곳에서 폭우로 인한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25일 오전 7시30분께 앳워터 빌리지와 선 밸리 인근 5번 프리웨이는 홍수 피해로 양방향 차선이 일시 폐쇄됐다. 로스펠리츠와 글렌데일 불러버드 사이 5번 프리웨이 남쪽방면이 닫혔고, 플레처 드라이브와 글렌데일 블러버드 인근 5번 프리웨이 북쪽방향 차선도 폐쇄됐다.25일 저녁에는 캘리포니아주 약 7만3,000여개의 가정과 상업시설에서 폭우로 인한 정전 피해가 발생했다. 샌타클라라 강 인근에 위치한 ‘발렌시아 트래블 빌리지 RV 리조트’에서는 폭우로 인해 둑이 침수되면서 25일 새벽 2시30분께 두 대의 RV 차량이 강으로 떨어졌다. 뒤이어 세 번째 RV 차량도 강으로 추락했다. 다행히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폭우를 동반한 강풍으로 인한 피해도 잇따랐다. LA 한인타운에서는 한인 소유 주택 앞의 거대 가로수가 강풍으로 이기지 못하고 쓰러지면서 한인 주택 주차장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타운 지역 가로수들이 넘어지면서 도로변에 주차된 차량을 덮쳐 유리창 등이 파손되는 사고가 잇따랐다.23일 라미라다 지역에는 ‘랜드스파우트’로 불리는 토네이도가 형성돼 16200블럭 서머셰이드 길에서 최소 세 그루의 나무가 뿌리 채 뽑혀 쓰러졌다. 랜드스파우트는 바람이 순간적으로 강하게 불 때 형성된다.지난 25일까지 남가주 지역에 내린 비의 양은 LA 다운타운 4.49인치, 베벌리힐스 6.64인치, 옥스나드 3.07인치, 우드랜드 힐스 10.79인치, 패사디나 8.11인치, 뉴홀 8.38인치 등이다.앞서 국립기상청은 지난 24일 LA 카운티 일대에 겨울 폭풍에 따른 ‘블리자드’ 경보를 발령했었다. 겨울철에도 온화한 날씨를 보이는 LA에 눈보라 경보가 내려진 것은 1989년 이후 처음이었다.겨울폭풍으로 인해 기온 또한 크게 낮아져 애나하임의 경우 낮 최고기온이 화씨 57도로 지난 2022년 58도 기록을 깨트리면서 역대 가장 낮은 낮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뉴포트 비치의 경우에도 낮 최고 기온이 화씨 54로 기록돼 지난 1946년의 55도 기록을 77년만에 뒤바꿨다.겨울 폭풍은 금주에도 캘리포니아주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7일부터 3월1일까지 비가 내리고 강풍도 예보됐다. 총 강우량은 0.5~1인치로 예상된다.27일과 28일 LA 다운타운의 낮 최고기온은 50도 중반대, 최저기온은 40도 중반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3월1일에는 최저 기온이 37도까지 떨어져 가장 추운 날씨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캘리포니아주 북부 내륙을 비롯해 산악 지대에 11.8인치 이상 눈이 더 내릴 것이라며 자동차 여행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