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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Fwy ‘눈만 오면 폐쇄’로 낭패

베이커스필드에서 컴퓨터 네트웍 전문가로 일하면서 주말마다 오렌지카운티 집으로 돌아오는 한인 최재식(60)씨는 요즘들어 큰 고민이 생겼다. 여러차례 남가주 지역을 강타한 겨울폭풍 때문에 5번 프리웨이에서 LA로 들어가는 유일한 관문인 그레이프 바인 지역 폭설로 이 구간이 수시로 폐쇄되기 때문이다.최씨는 “지난주 금요일 오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 지역 5번 프리웨이 양방향이 모두 폐쇄돼 한참을 대기하다가 잠시 도로상태가 좋아진 틈을 타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CHP) 요원들의 에스코트를 받아 간신히 구간을 통과할 수 있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씨는 직장으로 복귀해야 하는 일요일 저녁에 다시 도로가 봉쇄돼 결국 월요일인 27일 점심 무렵이 돼서야 간신히 베이커스필드로 출발할 수 있었다.LA와 북가주를 오가는 화물트럭 기사 조셉 김(47)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폭설로 5번 프리웨이가 폐쇄될 때마다 트럭 운행을 할 수 없어 귀중한 배달시간을 놓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출발전 스마트폰을 검색해 프리웨이 상황을 확인하고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갑자기 기상상태가 악화돼 오도가도 못하는 일도 발생한다”고 하소연했다.‘테혼(Tejon) 패스’로도 잘 알려진 그레이프 바인 캐년은 5번 프리웨이를 타고 LA에서 북쪽으로 70마일 떨어진 지역으로, 경사도가 높은데다 10마일이 넘는 구간이 해발 2,600피트 이상이며 최고는 4,144피트에 달해 날씨가 좋은 날에도 운전이 힘든 곳으로 악명 높다. 더욱이 지난해 연말부터 겨울폭풍이 잇따라 닥치면서 이 구간 프리웨이가 자주 폐쇄돼 LA에서 중가주 혹은 북가주를 오가는 운전자들이 큰 낭패를 겪고 있는 것이다.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그레이프 바인 지역 5번 프리웨이가 닫혔다 열렸다를 반복하다가 1일 아침 다시 강풍을 동반한 폭설이 내려 밤 늦게까지 프리웨이가 폐쇄됐다. 이에 따라 이 구간을 운행하던 운전자들은 장시간 꼼짝하지 못하고 갇혀 있다가 간신히 파커 로드 출구로 빠져 나와야 했다.그레이프 바인 지역 5번 프리웨이가 봉쇄되기는 최근 1주일 새 3번째다. 이 구간을 자주 운행하는 한인들은 우회로를 찾느라 고심 중이다. 하지만 우회로 역시 마땅치 않다. 일부 운전자들은 101번 프리웨이를 타고 벤추라에 내려 33번 혹은 166번 하이웨이로 갈아타고 마리코파와 태프트를 통과해 5번 프리웨이에 다시 진입하기도 한다.그러나 이 구간을 통해 우회하려면 70~75마일을 더 운전해야 하는데다, 33번 하이웨이의 커브와 경사가 심해 만만치 않다. 다른 운전자들은 101번 프리웨이를 타고 파소 로블레스까지 올라가 경사도와 커브가 상대적으로 완만한 46번 하이웨이를 통해 5번을 타기도 하는데 이 우회로를 이용하려면 20마일쯤 더 운전할 각오를 해야 한다.2주일에 한번 1박2일이나 당일 일정으로 5번 프리웨이를 타고 오클랜드까지 출장을 다닌다는 필립 강(35)씨는 “바이어들에게 보여 줄 샘플이 필요해 비행기 대신 자동차를 타고 출장을 가야 한다“면서 “내 기억으로는 지난 연말부터 1일까지 그레이프 바인 지역 5번 프리웨이가 10번 정도 폐쇄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