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국제적 고립과 자연 재해로 인해 아사자가 속출하는 등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한국 정부 당국자들은 북한이 이번 주 긴급히 농업 생산 증대를 위한 노동당 전원회의를 개최한 것이 이례적이며 식량 부족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수십 년 동안 고질적인 식량난을 겪어온 북한은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 홍수 등 자연 재해로 인한 작황 감소로 식량난이 크게 악화했다. 지난 5월 북한은 1981년 측정을 시작한 이후 두 번째로 최악의 가뭄을 기록했고, 당시 가뭄은 수도인 평양과 인근 지방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여름 폭우로 인해 중국과의 국경을 따라 있는 마을들이 침수됐다.
WSJ는 통일부가 수많은 사람이 굶어죽은 1990년대 최악의 기근이 재연할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WSJ는 “북한 전문가들은 이번 위기가 1990년대 기근 이후 최악의 위기 중 하나이며, 북한 정권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불안정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전문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강력히 지지해온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연료와 비료를 공급받으면서 북한의 농업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겠지만 단기에 식량난을 해결하기 힘들 것으로 지적한다고 전했다. 이어 WSJ는 북한이 한국과 미국의 인도주의 지원 제안을 거부하면서 자력갱생을 통한 경제난 극복을 강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