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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美 콕집어 “中 봉쇄·억제·탄압” 맹비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에서 “미국을 선두로 한 서방 국가들이 중국을 전방위적으로 봉쇄, 억제, 탄압해 국가 발전에 전례 없는 도전을 불러왔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공개석상에서 미국을 직접 비난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7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제14기 1차 회의에 참석한 공상업연합회 회원 등을 만나 “(2017년) 19차 당 대회 이후 5년은 평범하지 않은 5년이었다”며 “외부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예측 불가능한 요인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봉쇄 때문에 중국이 가혹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그간 공개 연설에서 ‘특정 국가’ ‘외부 세력’ 등 표현을 쓰며 미국에 대한 직접 비판을 자제했다. 시 주석이 올해 양회 무대에서 미국을 콕 집어 비난하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례적인 일탈’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경기침체의 원인을 미국의 압박 등 외부 요인으로 돌리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친강 외교부장도 미국에 강도 높은 경고 발언을 했다. 그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1차 회의를 계기로 진행된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잘못된 길을 따라 폭주하면 아무리 많은 가드레일(안전장치)이 있어도 충돌할 수밖에 없다”며 “재앙적인 결과를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말했다.

친 부장은 또 미국을 올림픽에서 반칙을 일삼는 육상 선수에 비유하고 “상대 발을 걸어 넘어뜨리고 심지어 상대 선수를 패럴림픽에 출전하게 만든다면 이는 공평한 경쟁이 아닌 악의적 대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만 관련 질문에는 중국 헌법을 손에 들고 “누구도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수호하려는 중국 정부와 인민의 결연한 결심, 굳건한 의지, 강대한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인대에서 국무위원으로 초고속 승진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친 부장은 약 2시간 동안 14개 질문에 답했다. 한·중 관계와 북핵 문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