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리노이주의 50대 남성이 실종 8개월 만에 자신의 집 벽장 안에서 미라가 된 상태로 발견됐다.
현지 수사 당국은 해당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판단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와 법률전문지 로앤드크라임 등에 따르면 일리노이주 트로이에 살던 리처드 매지(53)는 지난해 4월 26일 부인 제니퍼와의 전화통화를 마지막으로 실종됐다. 당시 매지는 제니퍼에게 “직장에서 조퇴해 일찍 집에 간다”고 말했었다.
제니퍼가 귀가했을 때 매지의 차가 집 앞에 주차돼 있었다. 집안에는 매지의 지갑과 열쇠 등 소지품도 놓여있었다. 그러나 남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하루가 지나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제니퍼는 다음날인 27일 경찰에 “남편이 사라졌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집을 수색했지만 매지의 행적을 확인할 만한 특별한 흔적을 찾지 못했다.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지만 매지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다.
매지가 실종된 이후부터 집에도 변화가 생겼다. 하수구 냄새 같은 악취가 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제니퍼는 “집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다만 경찰은 이번에도 이렇다 할 단서를 찾지 못했다.
로앤드크라임은 “경찰이 3번째 수색 때는 수색견까지 동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전했다. 제니퍼는 배관공에게 연락해 지하실 하수구에 뚜껑을 덮는 작업을 했다. 그렇게 악취 문제도 서서히 해결되는 것처럼 보였다.
결국 매지는 실종 신고가 있은 지 약 8개월 만인 그해 12월 11일 벽장 속에서 발견됐다.
제니퍼는 경찰 조사에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장식품들이 보관된 가방을 찾기 위해 벽장을 열었더니 그 안에 미라 상태의 시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매지 시신에 대한 부검을 매디슨 카운티 검시소에 의뢰했다.
검시소는 부검을 통해 시신의 신원이 매지임을 확인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검시소는 매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결론 내렸다. 타살 정황은 없었다.
검시소는 집안에서 나던 악취와 관련해 “시신에 남아있던 습기가 차차 마르고 미라 상태가 되면서 악취도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