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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커스 ‘핵잠 인도’에…中매체 “호주는 美 이익에 희생되는 실험용 쥐”


미국·영국·호주의 3자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가 핵 추진 잠수함을 호주에 인도하는 3단계 프로젝트를 공개한 데 대해 중국 관영 매체는 “중국을 군사적으로 봉쇄하려는 시도”라고 반발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15일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해 “오커스는 호주가 군사적 긴장을 피하고 경제 협력에 초점을 두는 선택을 할 수 있었음에도 결국 호주를 중국에 대항하는 미국의 수중 군사 포위망에 묶어놨다”고 주장했다. 이어 “호주가 미국과 영국의 전진 기지로 활용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핵잠수함 주둔이 급격히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오커스의 발표는 위협적”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오커스 3국 정상은 13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첫 대면 정상회의를 갖고 미국이 2030년대 초부터 호주에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3척을 판매할 계획이고 필요한 경우 1~2척을 추가로 판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과 영국은 이르면 2027년부터 호주에 핵잠수함을 전진 배치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영국의 어스튜트(Astute)급 핵잠수함에 미국의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핵잠 ‘SSN-오커스’ 건조가 2040년대 초부터 시작된다.

베이징의 군사 전문가 웨이둥쉬는 “호주는 향후 30년 동안 잠수함 프로그램에 2680억 호주달러에서 3680억 호주달러(321조원)를 투입해야 한다”며 “호주는 미국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위험을 감수하고 돈을 지불하는 실험용 쥐와 같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또 “미국과 영국은 공동으로 잠수함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을 실험하고 있고 호주가 좋은 대상임을 발견했다”며 “프로그램에 기술적 문제가 발생할 경우 미국과 영국이 서로 책임을 전가해 돈을 낸 호주가 쓴 약을 삼키게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오커스의 핵잠 협력은 세계 균형과 안정을 해치고 다른 나라들이 핵무기 경쟁에 뛰어들도록 자극하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대립과 분열의 길로 이끌 것”이라며 “중국은 이러한 위협으로부터 주권, 안보, 개발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다차원적인 대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오커스가 계획한 대로 호주에 핵잠수함을 제공하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3국의 잠수함 건조 역량이 부족한 데다 20년에 걸친 장기 계획이라 정권 교체 등 여러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핵잠수함 조선소인 제너럴다이내믹스일렉트릭보트와 헌팅턴잉겔스가 매년 두 척의 핵잠수함 건조라는 미 해군의 목표조차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