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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볼턴 “푸틴의 ‘벨라루스 전술핵’, 허풍 아닐 수도”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7일(현지시간)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 배치를 강행하려는 러시아의 계획이 허풍이 아닐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CNN에 출연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 위협을 가할 때 허풍을 치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벨라루스로 전술핵을 옮기는 문제에 있어서는 허풍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소련 일부였던 벨라루스가 러시아에 합병될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이 문제에 대해 우리가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지 않다”고 꼬집기도 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다만 러시아의 전술핵이 벨라루스로 이동하더라도 군사적으로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광범위한 핵무기를 비롯해 미사일, 드론, 탄두들이 이미 러시아의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에 존재한다”며 “이미 칼리닌그라드에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의 자산이 가장 위협적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런 차원에서) 일부 전술핵 무기를 벨라루스로 옮기는 것이 그 같은 균형을 바꿀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25일 국영TV 러시아24와의 인터뷰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오랫동안 러시아에 전술 핵무기 배치를 요청했다”며 “핵 비확산 합의를 어기지 않으면서 미국과 똑같이 하기로 벨라루스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벨라루스 내 핵무기 저장시설을 오는 7월 1일까지 완공할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핵무기를 벨라루스로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처럼 배치하는 것”이라며 핵무기 통제권을 벨라루스에 넘기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국외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은 소련 붕괴 후 핵무기를 자국으로 이전한 지난 1996년 이후 27년 만이다.


이 같은 푸틴 대통령의 계획에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즉각 반발했다.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푸틴 대통령의 발표 다음 날인 26일 CBS 인터뷰에서 “핵무기를 사용하면 분명히 중대한 선을 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러시아의 핵 위협은 위험하고 무책임하다”고 규탄했고,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트위터를 통해 “벨라루스가 러시아 핵무기를 받아들이는 것은 무책임한 긴장 고조 행위이며 유럽의 안보를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해외에 망명 중인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도 러시아의 계획이 벨라루스를 예속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지난 2020년부터 리투아니아에 망명 중인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40)는 27일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하려는 러시아의 결정은 벨라루스를 예속시키기 위한 것이며, 우리 헌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벨라루스는 핵보유국이 아니며 우리는 핵무기 배치를 원치 않는다”면서 “이는 국제 안보를 침해하는 것이며 벨라루스 국민의 의지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러시아의 동맹인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오기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