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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형사 기소… 美 역사상 대통령 처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역대 전·현직 미국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형사 기소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든 상황에서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30일(현지시간)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맨해튼 대배심이 성추문 입막음을 위해 돈을 지급한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조 타코피나 변호사도 기소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AP통신에 확인했다.

맨해튼 지방검찰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성관계 폭로를 예고한 전직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13만 달러(약 1억7000만원)를 전달했다는 의혹을 수사해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회계 장부를 조작해 뉴욕주법과 연방 선거자금관리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기소장이 아직 비공개 상태라 구체적인 혐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CNN은 이 외에도 혐의 사실이 30개에 달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검찰 기소를 ‘마녀사냥’ ‘정치적 박해’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민주당이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해 무고한 사람을 기소하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전·현직 대통령으로서 사상 첫 기소라는 ‘꼬리표’가 붙은 데 이어 추가 기소 가능성도 전망된다.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주에서 두 번째 기소, 연방 검찰로부터 세 번째 기소, 심지어 네 번째 기소도 당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조만간 맨해튼 지검에 출석해 형식적 체포 상태에서 법원으로 이동해 기소 인부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기소가 핵심 지지층을 결집할 전화위복의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전에도 수많은 법적 문제와 논란 속에서 지지율 회복을 이뤄낸 전례가 있다”며 “그는 검찰의 기소 위협을 선거자금 모금과 지지층 결집의 장으로 활용해 왔다”고 분석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