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배우·방송인 노동조합 (SAG-AFTRA, 이하 배우조합)이 43년 만에 파업에 돌입할 태세를 갖춰 헐리웃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미 작가조합이 지난 5월 2일부터 파업을 벌이게 되면서 헐리웃 스튜디오에서 진행 중인 상당수 작품의 제작이 지연되거나 중단됐는데, 여기에 배우 16만명이 촬영 현장에 나오지 않게 된다면 헐리웃 스튜디오는 운영이 거의 마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나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헐리웃 배우들의 파업우려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어제(12일) LA타임즈에 따르면 배우 16만명이 소속된 배우조합은 현재 넷플릭스, 디즈니, 디스커버리-워너 등 대형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영화·TV제작자연맹(AMPTP)과 막판 고용계약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기존 계약은 어제(12일) 오후 11시 59분에 만료됩니다.
당초 배우조합과 영화·TV제작자연맹(AMPTP) 간 계약은 지난달(6월) 30일 만료될 예정이었으나,협상을 위해 이미 한 차례 연장된 상태입니다.
전날 영화·TV제작자연맹(AMPTP)이 연방 조정화해기관(FMCS)의 중재 개입을 요청했고, 배우조합도 이에 동의해 마지막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배우조합은 협상을 위한 계약 기간 추가 연장에는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배우조합은 전날 연방조정화해기관(FMCS)의 개입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면서 우리는 협상 타결을 위해 가능한 모든 기회를 모색하겠지만,사측이 합의를 위한 교섭 의지가 있다고는 확신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또 영화·TV제작자연맹(AMPTP) 측이 연방조정화해기관(FMCS) 중재 요청에 관한 내용을 언론에 먼저 유출해 신뢰를 깼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생계를 위한 임금을 벌도록 보장하는 계약을 이뤄내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배우조합은 지난달 7일 파업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에서 98%의 찬성표를 얻었으며, 협상이 결렬될 경우 곧바로 파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조합은 앞서 파업에 돌입한 작가조합(WGA)과 마찬가지로재상영 분배금(residual) 문제와기본급 인상,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권리 보장 등을 두고 사측(영화·TV제작자연맹)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배우들은 출연 작품의 지식재산권이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업체에 넘어가면서 시청자들이 작품을 볼 때마다 작가와 감독,배우들에게 지급되는 로열티인재상영 분배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또 배우들은 앞으로 자기 외모나 목소리가 AI가 생성하는 이미지에 무단으로 사용되는 일이 비일비재할 것으로 우려된다며,이를 방지할 대책 마련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배우조합이 실제로 파업에 돌입하게 되면1980년 이후 43년 만의 파업이 됩니다.
이에 따라 배우들의 파업이 현실화하면 먼저 파업에 들어간 작가조합과 동반 파업이 이뤄지게 되면서헐리웃 산업에 막대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사측인 영화·TV제작자연맹(AMPTP)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김나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