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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회복에 배달·OTT 등 비대면 수혜주 ‘좋은시절’ 끝났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혜를 보던 배달·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OTT) 등 비대면 기업들이 일상 회복이 시작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배달음식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한 대표적인 시장 중 하나였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2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유럽의 배달음식 대기업 저스트이트테이크어웨이닷컴(JET)은 미국의 대형 음식배달업체 그럽허브 매각을 추진 중이다. JET는 불과 1년 전 우버와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까지 참여했던 치열한 인수전 끝에 73억 달러(9조원)에 그럽허브를 인수했었다. 그럽허브는 미국 음식배달 시장에서 도어대시와 우버이츠 다음의 3위 업체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전 세계가 일상으로 돌아가면서 실적 상승세가 꺾인 것이 매각 추진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음식을 주문하는 대신 외식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에 JET은 미국에서의 배달 주문 건수가 5%나 줄었고, 전 세계적으로는 1% 감소했다.

CNBC에 따르면 JET는 주주들에게 그럽허브를 매각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JET 지분 6.5%를 소유하고 있는 행동주의 투자자 캣록캐피털은 JET에 “그럽허브를 매각하고 유럽에 사업을 다시 집중하라”고 요구했다. 캣록캐피털 설립자 알렉스 캡틴은 “JET 주가가 매우 침체된 상태”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4월 91.67유로(12만원)였던 JET 주가는 현재 26.40유로(3만5000원)로 3분의 2 이상 감소했다.

다른 배달음식 종목들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모기업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의 주가는 올해 들어 63.2% 떨어졌으며 딜리버루(-44.4%), 도어대시(-31.1%) 등 다른 음식배달 종목들도 하락했다.

대표적인 비대면 수혜주인 OTT 회사들의 주가 하락도 계속되고 있다. 이날 미국 나스닥에서 넷플릭스는 주당 226.19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전날보다 35.1% 폭락했다. 2004년 10월 이후 약 17년 만에 일일 최대 하락폭이다. 이는 넷플릭스 가입자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회사의 장기적 성장세에 회의론이 일자 투자 심리가 냉각된 것으로 분석된다. 넷플릭스의 소식에 디즈니(-5.6%), 로쿠(-6.2%), 파라마운트(-8.6%), 디스커버리(-6.0%) 등 동종 업계 종목들도 줄줄이 하락했다.

JP모건은 넷플릭스가 향후 몇 달 간은 신저가를 기록할 수 있다며 목표 주가를 50% 낮췄다. 피보털리서치도 가입자 감소는 충격적이라며 매수에서 매도로 투자의견을 변경했으며 웰스파고도 투자의견을 동일비중으로 낮추면서 이번 가입자 추이는 치명적이라고 분석했다.

보케캐피털파트너스의 킴 포러스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넷플릭스는 성장기업이 그 성장성을 잃었을 때 발생하는 일을 보여주는 전형”이라며 “사람들은 성장기업의 현금흐름 증가를 예상하고 주식을 사지만 이런 성장주가 폭락하면 금방 발을 뺀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코로나19 특수가 끝나는 모양새다. 대표적 비대면 수혜주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는 올해 들어 각각 17.8%, 18.6% 내렸다. 21일 공시에 따르면 네이버는 1분기 실적이 시장기대치에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