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기거나 감추지 않은채 당당하게 아시아 브랜드라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습니다."
북동부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기반을 둔 스니커(밑창이 고무로 된 운동화) 업계에 두명의 아시안 남성이 혜성처럼 등장, 주류사회 공략을 선언하고 나섰다.
남을 따라가는 창업기업이 아니라 아시아 특유의 문화 파워를 확산시키고 고급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신발업체와 차별성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한인 샘 현과 애덤 킹이 출범시킨 '1587스티커스'는 미국의 모든 소비자, 그중에서도 특히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들에게 어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공동 CEO인 애덤 킹은 "미국 사회는 오랫동안 아시안계 미국인들을 무시해왔다고 생각한다. 다른 회사에서 중역회의를 열때마다 아시안 관련 마케팅 아이디어가 나오면 결론은 한가지였다. 아시안들이 대세를 주도하기보다 쫓아가는 소비자라는 것"이라고 회고했다.
이때문에 한인 등 아시안을 겨냥한 전략이 필요없고 그 대신 타인종이 선호하는 힙합문화, 스케이트보드를 소개하면 아시안들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해왔다는 것.
즉, 아시안은 정체성이 없다는 결론인데 아이러니컬하게도 미국사회는 현재 아시안계가 활발하게 대중문화를 선도하고 아이디어도 많이 짜내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예전부터 아시안이 고안한 브랜딩도 인정하지 않고 자기네들 것이라고 우기는 현실속에서 킹은 올해초 1587스니커스를 론칭했다.
회사명은 필리핀에서 처음으로 북미에 도착한 아시안 선원의 도착 연도에서 따왔다.
1587제품은 온라인과 몇몇 부티크숍에서 300달러 수준에서 팔리고 있으며 이미 상당한 입소문을 타고 전국으로 번창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하와이 파이브-0'와 '로스트'에 출연한 한인배우 대니얼 대 김과 대니얼 우는 이 신발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홍보하기 시작했다. 첫 발매는 매진되었고 두번째 물량도 절반 가까이 판매되며 대박조짐을 이어가고 있다.
방탄소년단(BTS)과 같은 한국 팝그룹이 공연때마다 10만관중을 동원하고 영화관 박스오피스에서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또는 '샹치와 10개의 반지'와 같은 아시아 영화가 수십억달러의 수익을 창출하는 현실이다.
올해 미국내 스니커 시장규모는 230억달러 규모로 추정 되며 2028년까지 매년 4.6%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1587은 또 고급화를 선언하며 작업화-정장화 시장을 동시에 공략중이다. 값이 비싸지만 한켤레를 사면 파티,운동,캐주얼 등 여러 목적에 오랫동안 신을수 있는 고급제품이라는 설명이다.
2021년 '보스턴 글로브' 신문사 선정 '올해의 아시안'으로 뽑힌 샘 현은 보스턴 시청과의 대관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자랑스럽게 아시안임을 밝히는 브랜드로 몇년안에 주류사회 신발시장을 점령하겠다"고 선언한뒤 "과거 수줍은 이미지에서 탈피해 지금은 목소리를 높여 당당하게 아시안 정체성을 드러낼때"라고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