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남부 리버스주와 이모주 경계에 있는 한 불법 정유 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100명 이상이 숨졌다고 로이터통신, AP통신 등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버스주 석유 자원 담당 국장인 굿럭 오피아는 “불법 정유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100명이 넘는 사람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불에 탔다”고 전했다.
비정부기구(NGO)인 청년환경옹호센터(YEAC)도 불법 연료를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던 차량 여러 대가 폭발로 불에 탔다고 밝혔다.
데클란 에멜룸바 이모주 정보담당관은 “불은 금요일 밤에 시작돼 불법 원유 정제소 두 곳으로 빠르게 옮겨 붙었다”며 “폭발의 직접적인 원인과 사상자·피해 규모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마이클 아바탐 이모주 경찰 대변인은 “폭발 사고가 발생한 불법 정유 공장의 주인을 찾고 있으며 그를 지명수배자로 지정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원유를 생산하는 나라다. 하지만 정식 허가를 받은 정유 공장이 거의 없기 때문에 휘발유와 다른 연료들을 수입해 쓰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서 불법 정유 공장을 흔히 볼 수 있는 이유다.
AP통신은 나이지리아 당국의 감시를 피해 외딴 지역에 불법 정유 공장을 만들어 규제와 세금을 회피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나이지리아 남부 유전지대 니제르 삼각주는 실업과 빈곤으로 불법 정유 사업이 더욱 활개를 치고 있는 곳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불법 정유 사업은 메이저 석유회사들이 소유한 미로 같은 송유관에서 원유를 빼돌려 임시 탱크에서 정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나이지리아 당국은 아프리카 최대 석유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나이지리아에서 이 같은 방식으로 하루 평균 생산량의 10%가 넘는 20만 배럴의 원유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오고니족 생존 운동(MOSOP)의 레둠 미티 전 회장은 “최근 들어 리버스주에서 불법 정유 시설 단속에 나섰고 불법 시설들은 주 경계나 인근 주 등으로 옮겨가야 했다”며 “지난 1∼2개월 동안 여러 차례 단속을 위한 급습이 있었고 시설 보안요원들과 충돌하곤 했다”고 설명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