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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보란듯 키이우 찾은 美 국무·국방… “우크라 끝까지 지원”


미국의 외교·국방 수장이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심야 회동을 가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미국은 이번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끝까지 돕겠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AFP통신 등 서방 언론들은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의 발표를 인용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찾아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두 장관을 만나 미국 측에 더 많은 무기를 추가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 침공이 시작된 이래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를 찾은 적은 있지만 미 최고위급 인사가 우크라이나를 직접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회동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인도적 지원을 최근 들어 급속히 늘리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공격용 무기 추가 지원을 강력 요청하면서 이뤄진 것이라 더욱 주목된다.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를 비롯한 유럽의 일부 정상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등이 키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잇단 회담을 가졌다.

블링컨 장관과 오스틴 장관의 방문 하루 전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측의 방문 사실을 알린 뒤 무기와 안전보장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공개한 바 있다.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빈손으로 우리를 찾아올 순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단지 선물이나 일종의 케이크만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구체적인 물건과 구체적인 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호소했었다.

아레스토비치 보좌관도 러시아를 공격하지 않으면 민간인이 학살된 부차 사태가 계속 발생할 것이라면서 미국 측이 무기를 제공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우크라이나로 오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최근 2주 사이 12억 달러에 달하는 무기 지원을 발표하는 등 전쟁 발발 이래 지금까지 모두 33억 달러의 군사 지원에 나선 상태다. 미국이 새롭게 지원하는 무기 리스트에는 자살공격용 드론은 물론 자주포와 보병수송용 장갑차 등이 포함돼 있다.

미국은 또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등이 T72 탱크 등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대신 M1A2 에이브럼 탱크 등 미국산 무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뉴욕타임스는 “서방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와의 연대감을 과시하고 있다”면서 “서방 공격무기들이 추가 지원되면 러시아군과의 격차가 좁혀져 우크라이나군에 상당히 유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블링컨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면담 자리에서 “전쟁으로 인접국으로 대피했던 미국 외교관들이 이번 주부터 점진적으로 원래 부임지로 복귀하게 될 것”이라고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