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 15개월 만에 처음으로 사면 권한을 행사했다. 비밀경호국 요원이 포함됐지만, 유명인이나 정치적 측근은 없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두 번째 기회의 달’을 맞아 비폭력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3명을 사면하고, 마약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75명을 감형했다”고 밝혔다.
사면자들 중에는 86세의 전직 비밀경호국 요원 에이브러햄 볼든이 포함됐다. 그는 1964년 조직의 파일을 판매하려던 혐의로 기소돼 복역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볼든은 비밀경호국의 인종차별적 행동을 폭로한 데 대한 보복으로 기소됐다며 결백을 주장해 왔다. 2심 판결에선 증인들이 검사 요청에 따라 거짓 증언을 했다고 실토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아 유죄판결이 확정됐다.
나머지 2명의 사면 대상자와 감형 대상자는 모두 마약 관련 범죄자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미국은 법과 두 번째 기회, 구제, 그리고 갱생의 국가”라며 “헌법에 따른 권한을 사용해 사면 및 감형함으로써 그러한 가치를 유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기회의 달’은 형기를 마친 이들이 시민사회와 노동력에 편입될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는 의미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 의회가 초당적으로 결의해 만들었다. 당시 특정 비폭력 폭력자들에 대한 의무적 최소 형량을 낮추는 ‘퍼스트 스텝 액트’도 제정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두 번째 기회의 달 사면권을 최초로 행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측근들이나 유명인을 대규모 사면해 왔다. 그는 임기 마지막 날에도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자신의 후원자인 사업가 엘리엇 브로이디 등 측근을 무더기 사면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정치적 측근이나 유명인을 사면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다른 결정이었다”며 “유색인종에게 종종 불평등하게 영향을 미치는 시스템에 관용을 부여하라는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