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미국에서 10만 달러 이상을 버는 ‘여섯 자리 연봉(Six digit figures)’은 흔히 고소득을 상징하지만 이 같은 수입이 있는 미국인도 여전히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고소득 주민들이 그렇지 않은 미국인들보다 먹고사는 재정적 문제를 더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신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6자릿수 연봉을 벌어도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고소득 수입이 있는 미국인들 역시 청구서 지불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만 달러에서 15만 달러 이하 연봉을 버는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30% 이상이 향후 6개월 동안의 생계유지가 우려된다고 답했습니다.
지난해 (2023년) 같은 설문조사에서 21.3%만이 우려스럽다고 답한 것과 비교해 올해 큰 폭 증가한 수준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부유한 미국인들이 수입이 적은 계층의 사람들보다 재정적 압박에 더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4만 달러에서 7만 달러 이하 수입이 있는 미국인들 중 30%도 안되는 비율이 먹고사는 재정적 문제가 우려된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23.9%보다 증가했지만 고소득 주민들에 비해서는 적은 수준입니다.
반면, 4만 달러 이하 소득을 버는 미국인 약 40%가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고소득 연봉을 받는 미국인들까지 재정적 압박에 시달리는 데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그리고 생활 물가 등이 요인으로 꼽힙니다.
지난 2021년에 비해 식료품 가격은 21% 이상 상승했고 주거비용은 18.7%, 에너지 가격은 무려 38.4% 뛰었습니다.
3년 전과 동일한 생활 수준을 유지하는데 월 1,069달러가 더 필요한 것에 비해 임금은 그 수준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 때문에 돈을 저축하기는커녕 이에 손을 대거나 신용카드 빚을 내는 미국인 수가 늘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김신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