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사태, 코로나19 팬데믹이 겹치며 미국 1분기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미 상무부는 28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1.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미 성장률은 속보치와 잠정치, 확정치로 3차례 나눠 발표된다. 이날 발표는 속보치로 향후 수정될 수 있다. 이로써 미 경제는 6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세에 마침표를 찍었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에는 6.9% 성장한 바 있다.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이 같은 역성장은 예상 밖 결과다.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각각 집계한 1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모두 1.0%였다.
역성장을 기록한 것은 심각한 무역적자 때문이다. 1분기 미국의 무역적자는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며 전체 GDP를 3.2% 포인트 끌어내렸다고 CNBC 방송이 전했다. 여기에 정부 지출이 감소한 것도 미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 분기 미국의 국방 지출은 8.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연초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유행에 이어 2월 말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플레이션이 악화한 것도 경기 둔화의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설상가상으로 악화된 글로벌 공급망이 추가로 타격을 받으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원유를 비롯한 에너지와 원자재, 식료품 가격이 더욱 급등해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봉쇄로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향후 경기 반등을 낙관할 수 없다. 물가가 추가로 치솟으면 미국 경제의 버팀목인 소비자 지출도 감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도이체방크는 내년 미 경기침체 가능성을 최근 공식 경고한 바 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