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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만큼 빠르다"…BYD 충전 쇼크, 전기차 시장 뒤흔드나

세계 전기차 판매 1위인 중국 BYD가 내연기관 차량 주유 시간만큼 빠르게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배터리와 충전시설을 출시한다.

오늘(18일) 블룸버그 통신과 BYD 웨이보 등에 따르면 왕촨푸 BYD 회장은 전날 중국 선전 본사에서 개최한 발표회에서 5분 충전으로 400㎞를 주행할 수 있는 '슈퍼 e-플랫폼'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BYD는 새로운 전기차 배터리 및 충전시스템이 세계 최초로 양산 승용차에 1천V 고전압과 1천kW 충전 전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는 15분 충전으로 주행거리 275㎞를 확보하는 테슬라 슈퍼차저보다 빠르고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주 공개한 CLA 전기차 세단이 10분 충전으로 325㎞를 주행할 수 있는 것보다도 앞선다.

왕촨푸 회장은 "BYD의 목표는 전기차의 충전 시간을 내연기관 자동차의 주유 시간만큼 최대한 짧게 하는 것"이라며 "충전 속도 면에서 '석유와 전기의 동일한 속도'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BYD는 슈퍼 e-플랫폼이 적용된 차량을 내달부터 판매할 예정이며 중국 전역에 초급속 충전소 4천개 이상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왕 회장은 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이 2초에 그친다고 강조했다.

BYD는 이 플랫폼을 적용한 첫 모델인 '한L' 세단과 '탕L' SUV를 각각 최저 27만위안(약 3만7천3백 달러)과 28만위안(약 3만8천7백 달러)에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 스타트업 차지웨이의 창업자 매트 테스케는 BYD의 새로운 플랫폼 출시에 따라 테슬라는 전기차 배터리와 충전기술 분야의 선두에서 후발주자로 전락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악시오스는 BYD가 어떤 종류의 배터리를 사용했는지와 배터리 크기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충전에 많은 시간을 쓰기를 원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전기차로 바꿀 유인이 늘어날 수 있다고 평가했고, CNBC 방송도 전기차 주행거리와 관련한 소비자들의 우려를 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매쿼리캐피털 애널리스트들은 "BYD가 전략적 전환을 진행 중이라는 또 다른 신호"라면서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가격·디자인으로 경쟁하거나 틈새시장에 진입하기보다는 규모와 핵심 전기차 기술을 이용해 차별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 전기차 채택의 주요 장애물 가운데 하나에 직접 대처함으로써 고객들에게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바꿀 더 명확한 길을 제시하고 있다"고 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요안나 첸 애널리스트는 "신모델 출시 흐름의 시작일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지난해 BYD 판매량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순수 전기차 모델을 앞섰는데 이 흐름이 다시 뒤집힐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날 홍콩증시에서 BYD 주가는 강세이며, 한국시간 오후 4시 7분 기준 전장 대비 3.94% 오른 400.80홍콩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BYD 주가는 장 초반 전장 대비 6%가량 오른 408.8 홍콩달러를 찍어 지난달 기록한 신고가에 다시 한번 도달했으며, 시가총액은 포드·제너럴모터스(GM)·폭스바겐 시총을 합친 것보다 많은 1천620억 달러에 근접하기도 했다.

BYD는 지난달에는 저가 모델을 포함한 거의 모든 차종에 첨단 자율주행 시스템 '신의눈'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힌 바 있다. 주가는 연초 대비 50% 넘게 오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