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테니스 선수들이 테니스 기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잘못된 부분이 너무 많아서 테니스가 후퇴하고 있다며 테니스의 발전을 위해서 개선돼야 한다는 차원의 소송이다.
ESPN은 프로테니스선수협회(PTPA)와 선수 22명이 오늘(3월18일) ATP와 WTA, ITF(국제테니스연맹), ITIA(국제테니스윤리기구) 등을 상대로 세계 여러 관할권에 걸쳐서 다수의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PTPA 공동 창립자로 2014년 윔블던 복식 우승자 바섹 포스피실, 2022년 윔블던 결승 진출자 닉 키르기오스, ATP 투어 4회 우승자 라일리 오펠카 등 모두 12명의 선수들이 미국에서 제기된 소송의 원고로 참여했다.
WTA 복식 4회 우승자 그리드 닐,미국 복식 전문 크리스티안 해리슨 등 다른 10명의 선수들은 미국 이외에 다른 곳에 제기된 2개 소송의 원고가 됐다.
24번이나 메이저 대회에서 남자 단식 우승을 차지해서 테니스 역사상 최고 선수로 꼽히는 세르비아의 노박 조코비치와 함께 2020년 프로테니스선수협회(PTPA)를 창립한 바섹 포스피실은 지난해(2024년)부터 PTPA 리더십이 소송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테니스를 관할하는 기구나 기관들이 선수들의 불만에 대해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거나 공정하게 대응하지 않는다고 느껴 오늘 소송을 제기해서 선수들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마드 나사르 프로테니스선수협회 전무이사는 공식 성명에서 테니스가 망가졌다며 “Tennis is broken”이라고 매우 격한 표현을 사용했다.
테니스 주요 단체와 기구 등이 홍보하는 화려한 겉모습 뒤에서 선수들이 재능을 착취당하고, 수익이 억제되고 있다면서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불공정한 시스템에 갇혀있다고 비판했다.
ESPN에서 입수한 초안을 바탕으로 NY 남부 지방 법원에 제출된 162페이지 분량의 소장에서 PTPA와 관련 선수들은 ATP, WTA, ITF, ITIA가 이른바 ‘카르텔’로 협력해 서로 공모한다고 비난했다.
어떤 경우에는 승인된 토너먼트에서도 사전 협약으로 경쟁을 줄이고 상금을 조작했다는 승부 조작 주장도 포함됐다.
또한, 오늘 소장에서 선수들은 현 테니스 조직이 일부 토너먼트 소유자의 상금 인상 요청을 허용하지 않고, 강제적인 이름, 이미지, 유사성(NIL) 등의 거래와 다른 프로 스포츠에 비해 낮은 수익 분배 비율을 통해 테니스 선수들의 수입을 억제했다고 지적했다.
약물 검사와 관련된 개인정보 보호권 침해, 그리고 시즌이 길고 경기와 토너먼트 조건이 부적절해 선수의 웰빙을 무시했다는 주장도 들어 있다.
민사소송에서는 배심재판을 요구하고 있다.
바섹 포스피실은 오늘 소송 제기와 함께 성명을 내고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것은 단지 돈에 대한 것이 아니라 공정성, 안전, 기본적인 인간 존엄성"에 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섹 포스피실은 자신이 운이 좋은 선수 중 한 명이라며, 자신의 경력 초기에는 경기에 갈 때 차에서 자야 했다고 말했다.
프로 선수가 원정 경기에서 차에서 자야 한다는 걸 상상해보라며 당연히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고, 말도 안되는 상황이었다고 언급했다.
다른 주요 스포츠는 선수들을 이런 식으로 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ATP와 WTA, ITF, ITIA는 이번 소송과 관련해서 아직 공개적으로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