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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예멘 후티 반군과 전격 휴전 합의.. 이스라엘, 반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예멘의 후티 반군과 전격적으로 휴전 합의를 맺으면서, 이스라엘과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후티 반군과의 휴전 결정을 사전에 통보 받지 못한 채 독자적인 군사 대응에 나섰는데 그 때문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스스로 자신을 방어할 것이라며 미국 측의 이스라엘 배제에 독자 행보로 맞서고 있는 모습이다.

예멘의 이란계 무장조직인 후티 반군(Houthis)이 이스라엘 벤구리온 국제공항을 공격하자 곧바로 이스라엘도 예멘 수도 사나 국제공항을 포함한 주요 예멘 군사 시설을 공습하며 반격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공습 직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후티 반군과 휴전 협정을 체결했다고 발표하며, 미국 군사작전을 중단했다.

미국 관련 목표물에 대한 후티 반군의 공격을 중지한다는 조건이었고 그것을 후티 반군 측이 받아들이면서 휴전 협정이 체결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스라엘이 이 휴전 발표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점이다.

CNN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미국 측으로부터 사전에 그 어떤 정보도 받지 못한 상태였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의 후티 반군과 휴전 협정 체결 발표를 늦게 알게된 이스라엘 측은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스스로 방어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등 우방이 함께 해주면 좋겠지만, 설사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스라엘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후티 반군을 상대로 이틀 연속 이뤄진 대규모 공습이 이스라엘 단독 작전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후티 반군 측은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겠지만,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공격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후티 반군 고위 지도자 모하메드 알리 알후티는 이번 합의가 이스라엘과 미국의 분리를 의미하는 승리라며,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부의 외교적 실패를 조롱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후티 반군을 칭찬하기까지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티가 미국의 여러 공격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버텨냈다며 매우 놀라운 인내력과 용기를 가진 대단한 집단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맞서 싸우고 있는 후티 반군을 극찬한 것은 이스라엘 측에게는 엄청난 충격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중동 특사였던 데니스 로스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철저히 미국 이익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지난 3월 미국이 하마스와 접촉을 시작했을 때도 몰랐다.

지난달(4월) 미국이 이란과 핵협상 재개에 나섰다는 소식도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처음 통보했다.

데니스 로스 전 중동 특사는 이번 후티 반군과의 휴전 과정에서도 이스라엘이 미국에게 주요 고려 대상이 아니었던 것 같다며, 이스라엘 외교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점점 주변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미국이 이스라엘을 점점 중동 외교에서 제외시키고 있지만 네타냐후 총리나 이스라엘 정부는 공식적으로 미국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고 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을 가장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해외 정상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인물이 네타냐후 총리다.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에는 미국의 정책이나 행보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발했던 네타냐후 총리 모습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공식 성명에서 어떤 적, 어떤 위협에도 이스라엘 스스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멀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단 이스라엘의 독자 방어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미국과 이란, 후티 반군 간의 외교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가장 확실한 동맹인 미국으로부터 외교적 거리감을 느끼고 있다.

중동 정세 변화가 국제사회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