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주에 중동 맹주 사우디 아라비아를 방문하면서,
이스라엘의 중동 내 외교적 입지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일(5월13일) 화요일,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과 회담을 갖는다.
그리고 레바논 대통령, 시리아 대통령 등 다수 아랍 지도자들과 Gulf-US 확대 정상회의에 참석해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도 이번에 사우디에서 열리는 美-아랍 확대 정상회의에 정식으로 초청을 받아서 참가하는 것으로 결정된 상태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에 확대 정상회의 회담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지역 정세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초청은 단순한 의전이 아닌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이번 초청을 통해 팔레스타인에 대해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당사자라는 입장을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되고 이스라엘이 중동의 공식 협의 라인에서 밀려나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 정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변화에 대해 사실상 동의하면서 딱히 제동을 걸지 않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 사우디 방문을 하면서 네타냐후 총리와의 별도 만남도 예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하고 있는 실용주의·성과 중심 외교 노선과도 맞닿아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단순한 외교 이벤트가 아닌,
이스라엘 외교 전략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은 더 이상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이 아니라는 것, 즉 방패 국가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해석할 수있다.
최근 예멘 후티 반군의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위협에도 미군은 후티 반군과 협상을 타결지으며 군사작전을 종료했다.
또 이번주 미국과 사우디 아라비아가 체결할 협정에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는 사우디 아라비아에 미국 측이 전제 조건으로 내걸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이스라엘의 외교적 영향력은 과거와 비교해 뚜렷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전문가들 분석이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 이상 설득력 있는 제안도, 새로운 협상 카드도 없다는 평가다.
중동의 맹주이자 아랍 국가들의 대장격인 사우디 아라비아 입장에서는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포함한 아랍 지도자들과의 회담 사진 한 장이 매우 큰 의미를 갖게 됐다.
향후 미국과의 거래 정당성을 확보하는 상징적 명분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는 이미 이스라엘이 중동의 협상 테이블 중심에서 상당히 멀어졌다는 방증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인접국인 이집트가 이스라엘 대사를 승인하지 않고 있고,
텔아비브에 새 대사를 보내지 않는 것 역시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에이브러햄 협정을 통해 구체적 외교 성과를 중시했으며, 명분은 신경쓰지 않았다.
그런 기조는 지금도 변함이 없는데 이번 Gulf-US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아닌 사우디 아라비아를 상대로 해 실질적인 미국 경제·안보에 도움이 되는 거래에 집중하고 있는 분위기다.
미국 우선주의, America First를 외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스라엘의 전략적 필요성이 점점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지고 있다.
결국, 이스라엘은 중동 외교의 '주연'에서 '관전자'로 위치가 바뀌고 있는 셈이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관계 변화는 중동 평화, 유대인 커뮤니티, 한인 외교 관찰자 등에게 모두 중요한 이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방향성과 한반도·동북아 전략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흐름이 될 수있다는 점에서 이번주 사우디에서 나올 소식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