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가격 폭등으로 생활비가 치솟으면서 캘리포니아주 일부 지역에서 '저소득층'의 정의가 바뀌고 있다고 LA타임스가 오늘(13일) 보도했다.
연소득 10만 달러를 벌어도 저소득층에 포함될 수 있는 상황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다소 충격적인 내용이다.
캘리포니아 주택개발국(HCD)이 지난달(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오렌지카운티와 산타바바라 카운티, 샌디에고 카운티의 1인 가구 저소득 기준선이 조만간 10만 달러를 넘길 것으로 전망됐다.
북가주 베이 애리아 3개 카운티는 올해(2025년) 이미 해당 기준을 넘어섰다.
CA주정부는 지역 중위소득 대비 일정 비율 이하 소득자를 '저소득층'으로 분류하지만, 주택가격이 유난히 높은 지역에서는 실제 주거환경을 반영해 기준을 조정한다.
이에 따라 연 10만 달러를 벌 경우 중위소득보다 높지만, 높은 주택 가격 때문에 저소득층으로 분류될 수 있다.
실제로 산타바바라 카운티는 2020년부터 2025년 사이 1인 가구 저소득 기준선이 48%나 상승해 9만 8,850달러에 달했다.
같은 기간 오렌지카운티는 32% 증가한 9만4,750달러, 샌디에고 카운티는 43% 증가한 9만 2,700달러로 집계됐다.
이 같은 상승세가 계속되면, 다음 평가 시점에는 이들 세 카운티 모두 1인 가구 저소득층 소득 기준이 6자리 수, 즉 10만 달러를 넘게 된다.
LA타임스에 따르면, 2025년 현재 남가주 10개 카운티의 전체 저소득층 기준은 지난 5년 동안 40%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중위소득 상승률은 35%에 머물렀다.
산타바바라 카운티의 경우 2025년 기준 1인 가구 중위소득은 저소득 기준보다 만 5,500달러 낮았다.
LA카운티도 만 250달러의 격차를 보이며 남가주에서 두 번째로 큰 차이를 기록했다.
이들 카운티에서는 전체 가구의 절반 이상이 저소득층에 해당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이러한 추세는 가구 규모와 관계없이 나타났다.
주택난에 따른 주택 가격 급등 통계는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캘리포니아 부동산 중개인 협회(CAR)에 따르면, 오렌지카운티와 산타바바라, 샌디에고는 남가주에서 가장 부동산 가격이 높은 지역으로, 올해 3월 기준 각 카운티의 단독주택 중간 가격은 100만 달러를 웃돌았다.
특히 오렌지카운티와 산타바바라는 150만 달러에 육박했다.
더욱이 산타크루즈, 몬트레이, 플래서, 오렌지, 샌디에고 등 지역들에서도 중위소득이 저소득 기준을 밑돌거나 유사한 수준을 보이며, 실질적인 저소득층 비율이 50%를 넘는 상황이다.
연방주택도시개발부(HUD) 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 2000년만 해도 캘리포니아에서 저소득 가정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 도시는 없었다.
그런데 2025년 현재, 과거보다 훨씬 많은 가정이 연방, 주정부의 지원 기준에 해당하게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통계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생계에 직격탄을 주는 현실적 위기라고 지적한다.
고소득을 벌더라도 주택을 사거나 렌트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이 많아지면서, 주택 정책과 사회복지 기준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