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럽에서 물가가 치솟자 영국과 독일을 중심으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29일(현지시간) 유럽 전역의 이례적인 물가 상승세에 영국과 독일에서 파업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우체국인 로열 메일은 2009년 이후 최대 규모의 파업을 벌이고 있다. 직원 11만5000명은 지난 26일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31일과 다음 달 8, 9일에도 추가 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사측은 5.5% 수준의 임금 인상을 제안했지만 노조는 두 자릿수 물가 상승이 현실화한 점을 들어 인상 폭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며 맞서고 있다.
지난달 파업으로 런던시내를 멈춰 서게 했던 지하철, 버스, 철도회사 노조도 다시 파업을 예고했다. 이들은 지난 19일 임금 상승, 고용 안정, 연금 축소 반대 등의 주장을 하면서 대대적인 파업에 들어간 바 있다. 당시 기차 운행의 80%가 중단되는 등 출퇴근 직장인과 관광객의 발이 묶였다.
이 같은 파업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전례 없는 물가 상승 때문으로 분석된다. 러시아가 천연가스 등 유럽으로 향하는 에너지 공급을 제한하면서 유럽은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으로 신음하고 있다.
특히 영국은 7월 물가 상승률이 10.1%를 기록했는데, 내년에는 18%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럽 주요국의 물가도 7% 이상 치솟아 파업 물결이 유럽 전역에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독일 대표 항공사인 루프트한자 소속 조종사들은 파업을 결의하고 사측과 협상 중이다. 앞서 지난달 27일 루프트한자 지상근무 직원들이 하루 경고 파업을 하자 국내선을 중심으로 1000여편의 운항이 취소되고, 13만4000여명의 승객이 피해를 봤다.
또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열린 세계 최대 예술축제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다. 환경미화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 18일부터 파업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는 물류 관련 회사, 네덜란드에서는 철도 관계자들의 파업이 각각 진행 중이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