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비욘세와 브루스 스프링스틴 등 유명 연예인들의 지난해(2024년) 카말라 해리스 대통령 후보 캠페인 참여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적인 선거 기부”라고 주장하며 연방 차원에서 조사를 해야한다고 요구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18일) 자신의 SNS인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을 통해, 정면으로 의혹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말라 해리스 후보가 지난해 브루스 스프링스틴에게 얼마를 지불했는지를 물었다.
그러면서 팬이라면 왜 돈을 받고 공연했는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서 비욘세와 오프라 윈프리, 그리고 U2의 리드보컬 보노 등을 언급하며 얼마를 받았냐고 추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말라 해리스 후보가 많은 돈을 뿌리면서 사실상 유료 지지를 받은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것은 불법적인 선거운동 기부로 간주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에 나서는 후보가 유명인에게 돈을 지급하고 지지 발언을 사는 형태로 선거 캠페인을 운영하는 행태를 보여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명인들에게 돈을 주고 지지를 얻는 것은 인위적인 인파 끌어모으기로 절박한 시도이자 명백한 불법 행위라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카말라 해리스 전 부통령 측은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해 공식적으로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과 관련해서 후보가 유명인들에게 거액의 돈을 지불하고 지지를 얻는 행위가 선거법상 위반 사항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속단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정밀한 법적 해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연예인의 선거 유세 참여는 ‘공연료’ 지급이 실제로 지지 대가인지 여부, 그리고 계약 방식 등에 따라 해석이 갈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 때마다 유명 연예인들의 특정 후보 캠페인 참여는 그동안 민주당 캠페인에서 자주 활용되어 왔고, 이에 대한 법적인 문제 제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 단순히 비난한데서 그치지 않고 ‘불법 선거 운동’에 대한 연방 차원의 조사를 공식 촉구하고 나섰기 때문에 실제로 조사가 이뤄질 경우에는 상당한 정치적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브루스 스프링스틴은 지난해 10월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당시 카말라 해리스-팀 월즈 민주당 대선 유세 무대에서 공연했고, 비욘세 역시 같은 달 텍사스 휴스턴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 발언을 했다.
오프라 윈프리는 미시간 주에서 타운홀을 진행하며 해리스 후보를 지지했다.
보노는 공식적인 지지 캠페인 참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최근 다큐멘터리 행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원조 정책을 비판했다.
카말라 해리스 캠프에서 선거 캠페인 고문을 지낸 애드리언 엘로드는 그 어떤 아티스트나 퍼포머에게도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았다면서 단지 음향과 조명, 스태프 등 행사 운영에 필요한 부대 비용만 지불했다고 설명했다.
USA투데이 등 주요 언론은 카말라 해리스 캠프가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프로덕션 회사에 약 7만 5천 달러, 비욘세 측에는 약 16만 5천 달러를 지급한 사실을 보도했지만, 이는 모두 행사 운영비 명목으로 지불이 이뤄졌다는 점을 설명했다.
오프라 윈프리는 지난해 대선 때 카말라 해리스 후보 측으로부터 지지하는 대가로 거액을 지급받았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개인적으로 받지 않았고, 자신의 제작사 하포(Harpo)가 받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해명을 전면 부정하며, 엔터테인먼트 비용으로 위장한 유료 지지 활동이라고 재차 지적하며, 선거 캠페인 법 위반 여부에 대한 ‘대대적 연방 수사’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카말라 해리스 캠프는 지난 대선에서 10억 달러 이상을 모금하고도 경합주에서 모두 패배한 결과를 낳아서 선거 자금 활용에 의문이 제기됐다.
민주당 내에서도 유명 연예인들이 참여한 행사 예산의 적절성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워싱턴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문제 제기가 연예계와 정치권 간 새로운 충돌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2024년 대선 이후에도 정치적 긴장감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다시금 연예계와 정치권의 충돌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