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주 고등학교 육상 대회에서 뛰어난 기량으로 주목받던 한 흑인 여고생 선수가, 결승선 통과 후 세리머니가 ‘비신사적 행위’로 간주되면서 우승이 박탈되고 대회 전체에서 실격 처리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노스 살리나스 고등학교(North Salinas High School)의 10학년생 클라라 애덤스(Clara Adams)가 바로 불운의 주인공이다.
지난 주말에 열린 캘리포니아 주 고등학교 육상 선수권대회, Girls State Track and Field Championships 여자 400미터 결승전에서 클라라 애덤스는 무난히 1위를 차지하며 우승한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결승선을 통과한 직후, 트랙 밖에서 아버지와 함께 기뻐하며 자신의 신발에 소화기를 뿌리는 대회 우승을 축하하는 세리머니를 펼친 것이 문제가 되고 말았다.
자신의 발에서 불이 날 정도로 빠르게 달렸다는 의미를 재치있게 소화기로 신발을 끄는 퍼포먼스를 통해 상징한 것인데, 대회 주최 측인 캘리포니아 고등학교 체육연맹(CIF)은 엄격하게 대응했다.
어린 10학년생 선수가 하기에는 ‘비신사적 세리머니’로 간주했고 400미터 결승전 우승도 없던 일로 무효화시키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같은 주최 측의 결정에 대해 클라라 애덤스의 아버지 데이빗 애덤스는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반발했다.
데이빗 애덤스는 딸인 클라라의 세리머니가 상대 선수들을 조롱하거나 비하하는 내용이 전혀 아니었다면서, 캘리포니아 고등학교 체육연맹의 결정이 인종적으로 편향됐다고 항의했다.
클라라 애덤스는 흑인 여성이다.
이처럼 클라라 애덤스 측은 부당하다고 강하게 이의를 제기했지만 캘리포니아 고등학교 체육연맹은 이를 기각하고 실격 결정을 최종 확정했다.
이로 인해 클라라 애덤스는 당일 예정돼 있던 여자부 200미터 결승에 진출했음에도 출전 기회를 박탈당했다.
알란 그린 코치는 클라라 애덤스가 올해(2025년) 캘리포니아 주에서 가장 빠른 여자 400미터 선수로 랭킹 1위였고, 누구보다 멋진 시즌을 보냈는데 이런 식으로 대회가 끝난 것은 정말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전하면서 간접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클라라 애덤스는 이번 대회가 열리기 전까지도 센트럴 코스트 섹션 챔피언십에서 400미터 1위를 차지했고, 태평양 코스트 리그 매스터스 대회에서는 3종목에서 모두 우승하는 등 캘리포니아 주의 최고 여성 고교 육상 스타 중에 한명으로 대단히 뛰어난 성과를 계속해서 이어오던 중이었다.
클라라 애덤스는 이번에 실격 결정이 내려진 후 언론 인터뷰에서 뭔가 빼앗긴 느낌이고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트랜스젠더 선수 AB 헤르난데즈가 여자 높이뛰기와 삼단뛰기 종목에서 우승하면서 일부 보수 성향 단체들의 반발하는 시위도 벌어졌고, LGBTQ 지지자들의 맞불 시위 중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번 세리머니 실격 결정이 지역 사회에서 더욱 복합적인 갈등으로 번질 수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