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LA 지역에서 주정부 소유 주택에 거주 중인 70대 노인이 퇴거 명령에 반발하며 나무 위에 집을 짓고 버티고 있습니다.
노인은 “갈 곳이 없다”고 호소하고, 정부는 “충분히 지원을 했다”는 입장인데, 노인과 경찰의 대치까지 이어진 가운데 공공주택 정책의 목적과 실효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예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오늘(3일) 아침, 엘 세레노 한 주택 뒷마당에서 할아버지 1명이 28피트 높이 나무 위 지어진 집에서 경찰에 저항하고 있습니다.
올해 70살의 은퇴한 용접공인 베니토 플로레스 할아버지는 지난 2020년부터 CA주 교통국 소유의 빈집에 무단 입주해 살아왔습니다.
최근 법원으로부터 퇴거 명령을 받은 할아버지는 뒷마당 나무 위에 목재 구조물을 직접 지어 나무집을 만들고, "떠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습니다.
LA카운티 셰리프국 요원들이 판사의 명령이라며 설득에 나섰지만 할아버지는 갈 데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주택 앞에 모인 수십 명의 지지자들도 목소리를 더했습니다.
이들 지지자들은 백여 채의 빈 집이 있는데도 왜 정부는 사람들을 길거리로 내모는 것이냐며 항의했습니다.
당뇨병을 앓고 있는 플로레스 할아버지는 길거리 생활을 하면 인슐린을 냉장 보관할 곳도 없다면서 자신은 이 곳에서 끝까지 버티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부 측은 저렴한 임대, 섹션8 보조금, 지원금 등을 제안했으나 할아버지는 실질적인 대체 주거가 제공되지 않았고 보조금만으로는 살 곳을 구할 수 없다고 반박합니다.
플로레스 할아버지는 이 집이 원래는 프리웨이 확장 사업을 위해 매입됐지만 수십 년간 방치된 점을 지적하고 저소득층에게 임대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정부는 해당 집을 포함해 수십 채 공공주택을 비영리기관에 매각하고 저소득층 임대주택으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플로레스 씨는 "내가 바로 그 '저소득층'인데 왜 내쫓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저항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공공자산을 둘러싼 이번 갈등을 두고 일각에서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주거 문제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전예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