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도심에서 한 미국 시민권자 여성이 이민세관단속국, ICE에 의해 체포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가족 측은 연방 요원이 잘못된 신원 확인을 했고, 그 과정에서 과잉 진압을 벌였다고 주장하며, 민사소송도 검토 중이다.
이번에 체포된 여성은 32살의 마케팅 디자이너 안드레아 벨레즈(Andrea Velez) 씨다.
지난 화요일이었던 24일 오전에 LA 다운타운 9번가와 메인 스트리트 인근에서 연방 요원이 진행 중이던 이민자 체포 작전이 벌어지던 중에 안드레아 벨레즈 씨는 공무집행 방해와 ICE 요원 폭행 혐의 등으로 체포돼 조사를 받고 5,000 달러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안드레아 벨레즈 씨의 여동생 에스트레야 로사스 씨는 NBC LA와의 인터뷰에서 그날 언니를 직장에 내려준 직후, 갑자기 남성 요원들이 언니를 바닥에 밀치고 수갑을 채웠다고 말했다.
자신과 언니가 분명히 미국 시민권자라는 것을 외쳤지만 ICE 요원들 누구도 그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현장에서 동생 로사스 씨와 가족이 촬영한 영상 속에는 “저건 우리 언니야! 누가 좀 도와줘요. 언니는 미국 시민이에요!”라고 로사스 씨가 외치는 장면이 담겨 있어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됐다.
연방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공식 성명에서 안드레아 벨레즈 씨가 이민자 체포를 방해하면서 ICE 요원의 얼굴에 물리적 접촉을 했다는 점을 체포 사유로 들었으며, 같은 시간 현장에서 루이스 이폴리토(Luis Hipolito) 씨도 ICE 요원 폭행 혐의로 함께 체포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드레아 벨레즈 씨의 가족과 변호인 측은 국토안보부의 이같은 공식 발표 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안드레아 벨레즈 씨의 법률대리인 루이스 까리요(Luis Carillo) 변호사는 현장 상황을 찍은 영상에서 드러난 건 과잉진압과 공권력 남용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루이스 까리요 변호사는 시민권자에게 폭력을 행사한 명백한 인권 침해라며, 국토안보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서 LAPD는 지난 24일 오전에 LA 다운타운에서 신원 불명의 인물들에 의한 납치가 일어나고 있다는 911 신고를 받고 출동했지만, 도착 후 연방 작전임을 확인했고 안드레아 벨레즈 씨 체포에 경찰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했다.
LAPD는 수갑을 채운 상태의 여성이 경찰관 가까이 접근했고, 이후 ICE 연방 요원이 해당 여성의 신병을 인계받았다고만 설명하며, 안드레아 벨레즈 씨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번 사건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기 임기 시작 후 공약인 대규모 불법이민자 단속과 추방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연방 단속을 크게 강화한 가운데 일어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ICE는 범죄 이력이 없는 사람들까지도 포함해서 광범위하게 체포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안드레아 벨레즈 씨의 여동생 에스트레야 로사스 씨는 언니를 비롯해 가족이 모두 미국 시민권자들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미국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당연히 갖고 있지만 이번 일을 겪고 나니 보호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무너졌다고 동생인 에스트레야 로사스 씨는 지금 심경을 토로했다.
안드레아 벨레즈 씨는 오는 7월 17일(목) LA 연방 법원에 다시 출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