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이민세관단속국, ICE가 앞으로 불법체류자 체포 작전 시 요원들의 얼굴을 가리는 마스크 착용을 계속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논란이 커지고 있다.
토드 라이언스 ICE 국장 대행은 어제(20일) CBS 시사 프로그램 ‘Face the Nation’에 출연해, 마스크 착용 정책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일부 ICE 요원들이 신원이 노출되는 것으로 인해 가족과 본인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는 이유로 작전 수행 중에 마스크 착용을 요청해왔다는 것이다.
토드 라이언스 ICE 국장 대행은 개인적으로 마스크 정책에 찬성하지 않지만, 요원들의 안전을 위한 도구라면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토드 라이언스 국장은 FOX News와 인터뷰에서도 마스크 정책에 대해서 질문을 받고 유사한 입장을 나타냈다.
토드 라이언스 국장은 ICE 요원들에 대한 신상 공개 우려와 함께 ICE 요원에 대한 폭행이 830%나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지난해(2024년) 1월부터 6월까지 ICE 요원에 대한 공식적인 폭행 건수는 10건으로, 그 전년 같은 기간 79건에 비해 크게 감소한 상황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연간 100만 명 강제추방 목표 아래 ICE는 거리를 비롯해서 사업장과 농장, 공공장소 등에서 대규모 이민자 단속을 벌이고 있는데, 주로 라티노들이 체포 대상이다.
이 과정에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ICE 요원들이 신분을 밝히지 않고 사람들을 검거하고, 설명 없이 선명하지 않은 차량에 태워가는 영상들이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토드 라이언스 ICE 국장 대행은 요원들이 ‘POLICE’라고 적힌 방탄복을 착용하고 있고 신원 확인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현실은 상당히 다른 상황이다.
그것은 ICE가 정식 경찰 기관이 아니기 때문인데, 배지나 이름, 소속을 명확히 밝히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같은 이민 단속이 강화되는 분위기를 틈타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ICE 요원 행세를 하는 사칭 범죄도 속출하고 있다.
올해(2025년) 초에는 노스 캐롤라이나 주 롤리(Raleigh)에서 한 남성이 여성에게 성폭력을 가하고 추방할 것이라고 협박했으며, 뉴욕 브루클린에서는 51살 여성을 납치하려 한 혐의로 한 남성이 체포됐다.
플로리다 주에서는 여성 한 명이 이민요원을 사칭해 전 남자친구의 아내를 직장에서 납치한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 같은 사례들로 인해 시민단체들과 변호사 단체들은 ICE의 마스크 착용이 책임 회피와 불투명성 확대 수단이 되고 있다며 요원들의 얼굴을 가리고 불법체류자들을 단속하는 정책을 바꿀 것을 주장했다.
뉴욕시 변호사협회는 성명을 내고 ICE 정책을 비판했는데 마스크 착용이 이민자뿐만 아니라 미국 시민들까지 위협하는 요소이며, 즉각적으로 시정되어야 할 법적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논란이 커지자, 뉴욕을 포함한 21개 주의 법무부 장관들이 연방 의회에 ICE 요원들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입법을 촉구하고 나섰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지난달(6월), 주의회에서 연방요원이 신분증, 배지번호 등을 명확히 제시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인 ‘No Vigilantes Act’를 발의했다.
캐런 배스 LA 시장도 ABC 방송과 인터뷰에서 LA 경찰관들 경우 매일 범죄를 상대하면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며 얼굴을 가리고 사람을 납치하듯 체포하는 건 정당화될 수 없다고 연방정부의 이민단속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토드 라이언스 ICE 국장 대행은 이번 CBS 인터뷰 말미에 메디케이드 수급자 정보를 이용해 불법체류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인정해, 이 또한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