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워싱턴과 뉴 멕시코 등 3개 주들에 대해서 트럭 운전사 영어 능력 규정을 제대로 집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각각 수천만 달러 규모에 달하는 연방 교통안전 자금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숀 더피 연방 교통부 장관은, 플로리다 주에서 지금부터 2주 전에 발생한 불법체류자 트럭 운전 사고를 계기로 전국 각 주들의 트럭 감독, 집행 실태를 조사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3개 주에서 심각한 미비점이 나왔다고 발표했다.
심각한 미비점이 나온 3개 주들이 바로 캘리포니아와 뉴 멕시코, 그리고 워싱턴 등이다.
이렇게 연방 교통부가 전국적으로 조사에 나서게 된 사고는 지난 12일(화)에 인도 출신의 트럭 운전사 하르진더 싱이 일으켰다.
당시 하르진더 싱은 플로리다 주의 고속도로에서 불법적인 유턴을 하다 달려오던 미니밴과 충돌하고 말았다.
이 사고로 미니밴에 타고 있던 3명이 숨졌고, 하르진더 싱은 차량 과실치사와 이민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숀 더피 교통부 장관은 하르진더 싱에 대해서 영어 의사소통 능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애초에 상업용 운전면허를 취득할 자격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르진더 싱은 워싱턴과 캘리포니아에서 면허를 받았는데 숀 더피 교통부 장관은 그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3개 주들에 대한 조치에 대해 이민 문제 이전에 공공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숀 더피 교통부 장관은 모든 시민이 도로를 함께 사용한다며 대형 트럭 운전자가 도로 표지판을 읽을 수있어야 하고, 경찰 지시에 응하며, 사고 시 상황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방 교통부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는 새 규정 시행 후 34,000여 건의 점검 중 단 1건만 영어 규정 위반으로 운전자 자격을 정지시켰다.
워싱턴 주 역시 6,000여 건의 안전 규정 위반 가운데 영어 문제로 정지된 사례는 4건에 불과했으며, 뉴 멕시코는 단 한 건도 집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30일 이내에 이를 시정하지 않으면, 캘리포니아는 3,300만 달러, 워싱턴 1,050만 달러, 뉴 멕시코 700만 달러의 연방 보조금이 삭감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들 3개 주는 정치적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사고 운전자에게 합법적 취업 허가를 내준 것은 연방정부인데, 이제 와서 책임을 주 정부에 떠넘기고 있다고 트럼프 행정부를 공격했다.
뉴 멕시코 주지사 대변인 역시 면허 발급 시 영어 시험이 의무화돼 있고, 주 경찰도 실제 현장에서 영어로 소통이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한다고 반박했다.
워싱턴 주 정부는 숀 더피 장관의 서한을 검토한 뒤 입장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교통안전 문제를 넘어서 이민 정책과 직결되면서 그 정치적 파장이 전국적으로 더욱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싱이 불법 입국자라는 점에서 면허 취득 자체가 잘못됐다고 비판하며 연방정부 입장을 옹호했고, 개빈 뉴섬 주지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실패를 가리려는 정치 쇼”라고 맞섰다.
트럭 운전자 협회 관계자들은 이같은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영어 능력이 단순한 언어 문제가 아니라 안전의 문제라면서 트럼프 행정부 입장을 지지하는 공식 성명을 밢표했다.
도로 표지판, 긴급 지시, 경찰과의 소통이 모두 영어로 이뤄지기 때문에 영어에 대해서 기본적인 이해력을 갖는 것이 필수라는 주장이다.
이번 사태는 이민과 안전, 정치가 뒤얽힌 복합적 문제로 평가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교통안전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서부 3개 민주당 주지사들이 이끌고 있는 주들을 겨냥하면서 사실상 이민 정책을 놓고 대결하는 구도로 번지고 있다.
한인 사회에서도 트럭 운전 자격 취득을 준비하는 이민자들이 있기 때문에, 이번 규정 강화와 단속이 실제 생계에 직결될 수도 있다.
따라서 주 정부와 연방정부 간 충돌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면밀한 주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