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이 콜로라도 주에 위치한 핵심 기상·기후 연구 센터를 해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전문가들이 강력히 이에 반발하고 나섰다.
기상 예보 및 예측 시스템의 정확도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이번 조치는 기후 변화를 '사기'라고 부르며 관련한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전문가들을 축출해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관된 기후 정책의 연장선에 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당시 허리케인 '도리안'의 예상 경로를 검정색의 매직(샤피)으로 직접 수정해 국립기상청의 예보를 반박했던 이른바 '샤피 게이트'로 미국 과학계에서 큰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의 러스 보트(Russ Vought) 국장은 지난 16일(화) 소셜 미디어 X를 통해 보울더에 위치한 국립대기연구센터(NCAR) 해체 계획을 발표했다.
러스 보트 국장은 국립대기연구센터 조직을 미국에서 기후 공포를 조장하는 가장 큰 근원 중 하나라고 비난하며, 기상 연구와 같은 '필수 활동'이 다른 기관이나 지역으로 이전될 것이라고 밝혔다.
NCAR을 운영하는 대학대기연구연합(UCAR)의 안토니오 부살라치(Antonio Busalacchi) 회장은 NPR과의 인터뷰에서 사전 통보도 받지 못했다며 이번 결정이 "전적으로 정치적"으로 내려졌다고 비판했다.
아노니오 부살라치 회장은 기후와 기상을 분리해서 이해할 수 없다며 국립대기연구센터(NCAR)가 과학적인 사실만을 전달할 뿐 정책 제안이나 옹호 활동은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재러드 폴리스(Jared Polis) 콜로라도 주 주지사는 공공 안전이 위협받고 과학이 공격당하고 있다며 즉각 반발했다.
특히 콜로라도 출신 의원들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가 '티나 피터스(Tina Peters)' 사건과 관련된 정치적 보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직 카운티 서기인 티나 피터스는 2020년 대선 후 투표기를 불법 해킹한 혐의로 9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티나 피터스를 사면했지만, 콜로라도 주가 그녀를 석방하지 않자 이에 대한 본보기로 콜로라도의 상징적인 연구소인 NCAR을 폐쇄하려 한다는 것이다.
백악관은 이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을 피한 채, NCAR이 강력하고 유용한 과학과는 거리가 먼 활동을 하고 있다며 그린 뉴딜 사기(Green New Scam) 연구를 제거하기 위해서 문제있는 조직을 해체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NCAR은 지난 60여 년간 미국 대기 과학의 중추 역할을 해왔다.
1980년대 공항의 난기류(윈드시어) 감지 기술을 개발해 수십 년간 관련 항공 사고를 '제로(0)'로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
전 세계적으로 허리케인과 폭풍 예측에 사용되는 '기상 연구 및 예보 모델(WRF)'을 유지·보수하는 역할도 한다.
2021년 텍사스 한파와 같은 이상 기후 현상에 대해서 이를 분석하고 대비하는 데 필수적인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펜실베니아 주립대의 켄 데이비스 교수는 개별 대학이 감당할 수 없는 최첨단 컴퓨팅 자원과 관측 장비를 제공하는 NCAR이 사라진다면 대기 과학 연구는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6년 예산안에서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예산을 27% 삭감하고 핵심 연구 부서를 폐지할 것을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NCAR가 해체되는 경우에 당장 내일의 날씨 예보를 망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과학계의 예보 능력을 서서히 갉아먹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오클라호마 대학의 제이슨 퍼타도 교수는 사실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길을 택하거나, 데이터를 무시하고 변화하는 세상에 대비하지 못하는 길을 택할 수 있다며 예보의 정확도가 떨어지고 앞날을 알 수 없게 된다는 것은 곧 인명과 재산이 위험에 처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