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들을 위한 영구 주택 지원 예산을 대폭 삭감하려던 주택도시개발부(HUD)의 계획에 대해 연방법원이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명령을 내렸다.
재판부는 정부의 급격한 정책 변화가 부를 '혼란'이 의도된 것이 아닌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메리 S. 맥엘로이(Mary S. McElroy) 로드 아일랜드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어제(12월19일), HUD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 정해진 예산을 철회하고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려 하자 예비적 금지 명령(Preliminary Injunction)을 내렸다.
HUD는 기존의 '영구 주택 서비스' 중심 예산을 업무적 요건이나 서비스 이행 조건이 붙은 '임시 과도기 주택 지원'으로 대폭 전환하려 했다.
매리 S. 맥엘로이 판사는 새로운 공고가 의회 법령에 부합하는 정당한 절차를 거치기 전까지, HUD가 기존의 '연속 지원(Continuum of Care)' 프로그램 예산을 현 상태(Status Quo)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구두로 판결했다.
이번 소송은 20개 주와 11개 지방 정부, 그리고 비영리 단체 등이 연합해서 제기한 것이다.
재판부는 원고 측의 주장이 타당하다며, HUD의 정책 변경 시도가 '매키니-벤토 노숙자 지원법(McKinney-Vento Homeless Assistance Act)'과 맞지 않아서 법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결 이유를 들었다.
맥엘로이 판사는 심리 도중 다음과 같은 비판을 쏟아냈다.
취약 계층의 주거 안정과 적법한 행정 집행을 보장하는 것은 명백한 공공의 이익임에도 불구하고 연방정부 기관이 제대로 된 준비 과정 없이 정책을 변경하는 사례가 반복되는 것이 매우 걱정스러운 상황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맥엘로이 판사는 정말 정책을 바꾸려는 것인지, 아니면 혼란을 야기하는 것 자체가 목적인지 묻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또한 재판부는 HUD가 새로운 예산 공고를 시기적으로 이번 심리 이후로 늦게 발표한 것이 수상하다며 법원의 관할권을 회피하려 했다고 지적하고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HUD 대변인은 이번 심리 후 발표한 공식 성명을 통해서 가장 취약한 시민들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 개혁에 여전히 전념하고 있으며, 법에 따라 이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HUD는 앞서 제기했던 공고를 철회하고 '기술적 수정'을 거친 새 버전을 재발행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번 판결을 내린 매리 S. 맥엘로이 판사는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서 임명됐지만, 당초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지명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재판부는 다음 주 초에 이번 구두 판결에 대해서 서면 명령서를 정식으로 발행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HUD 개편안은 무상 주거 지원보다는 '근로 의무'를 강조하는 이른바 보수적 가치를 반영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수만여 명에 달히는 노숙자들이 거리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