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으로 포착한 첫 풀컬러 우주 이미지 사진이 공개됐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 사진에 대해 “지금까지 포착된 우주의 가장 고해상도 적외선 이미지”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나사가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으로 촬영한 우주 천체 5곳을 12일 공개한다. 11일 공개된 사진은 그중 일부로 백악관 미리보기 행사를 통해 ‘맛보기용’으로 선보인 것이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나사와 유럽우주국, 캐나다우주국이 약 100억 달러(13조1400억원)를 투입해 개발한 것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우주 관측장비로 꼽힌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성능은 기존 허블 우주망원경의 약 100배, 우리 눈의 100억배만큼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외선으로 열을 감지하는 이 망원경은 우주가스와 먼지구름을 뚫고 우주를 가장 멀리, 가장 깊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웹 망원경은 지난해 성탄절 유럽우주국(ESA) 발사장인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아리안 5호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현재 지구에서 약 160만㎞ 떨어진 ‘제2 라그랑주 점’(L2)에 위치해 있다. 지구와 달 거리(36만㎞)의 4.4배에 달하는 지점이다. L2는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곳으로, 웹 망원경이 안정적으로 태양 궤도를 돌며 연료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는 지점이다.
예고편으로 공개된 사진은 SMACS 0723 은하단 이미지다. 은하단 뒤에 있는 천체의 빛을 확대해 휘게 하는 현상을 일으키는 이른바 ‘중력 렌즈’ 현상으로 관심을 끄는 천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공개행사에서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면서 “12일 전체 이미지가 공개돼 전 세계와 공유하면 과학기술과 인류 전체를 위한 우주탐사에 있어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사는 이전에도 몇 개의 이미지를 공개했으나 이날과 다음 날 공개되는 이미지는 최초의 풀컬러 이미지라고 설명했다.
나사는 은하부터 외계행성까지 웹 망원경이 한 달가량 처리 과정을 거친 우주 전체 5곳을 찍은 구체적인 사진을 공개할 예정이다.
웹 망원경을 통해 전 세계 인류가 보게 될 첫 이미지 중 하나는 용골자리 대성운(Carina Nebula)으로, 지구에서 7600광년 떨어져 있다.
용골자리 성운에서는 태양보다 수십배는 더 큰 거대한 별들이 태어난다. 이 성운은 허블망원경이 포착한 3광년 높이의 ‘미스틱 마운틴(신비의 산)’ 등 우뚝 솟은 우주먼지 기둥으로 유명하다.
웹 망원경이 분광 분석 기법으로 관측한 외계 행성은 2014년 발견된 WASP-96b다. 지구에서 1150광년 떨어진 이 거대 가스 행성은 질량이 목성의 절반 정도이고, 3∼4일 공전 주기로 항성을 돈다.
지구에서 2000광년 떨어져 있으며 지름이 0.5광년에 달하는 남쪽고리 성운, 1877년 처음 발견된 슈테팡 5중 은하도 웹 망원경이 관측한 곳이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