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인터뷰에서 2000년대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나토(NATO) 동맹국 군인들의 역할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해 국제적인 파문이 일어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참전 용사들과 자식을 가슴에 묻은 유가족들이 "공식 사과하라"며 미국 정부와 트럼프 대통령에 강력한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에 가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나토 동맹국들이 아프가니스탄에 '약간의 병력'을 보냈지만, 동맹국 군대가 최전방에서 비켜나 조금 뒤쪽에 머물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 주장은 역사적 사실과 큰 차이가 있다.
지난 2001년 9.11 테러가 일어난 이후 나토는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은 전체에 대한 공격'이라는 내용의 상호방위조약(제5조)을 역사상 처음으로 발동해 미국을 지원하며 도왔다.
특히 영국은 미국 다음으로 많은 병력(최대 11,000명)을 파견해, 457명이 전사하고 수천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BBC News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가장 먼저 목소리를 높인 것은 부상병들이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폭발물(IED) 사고를 당해서 두 다리와 한 팔을 잃은 영국 병사 앤디 리드(Andy Reid)는 자신이 미국 폭발물 처리반(EOD) 바로 옆에서 일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앤디 리드는 BBC와 인터뷰에서 미군들이 최전방이었다면 자신도 최전방에 있었던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무례하고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앤디 알렌(Andy Allen)은 19살에 참전해 다리를 잃은 영국 참전 용사로 백악관에 항의 서한을 보낼 것이라는 자신의 계획을 공개했다.
앤디 알렌은 자신의 동료들이 부상당한 자신을 구하기 위해서 적진의 한복판에서 목숨을 걸고 작전을 펼쳤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19살 아들을 잃은 모니카 커쇼 씨는 자신의 아들이 장갑차를 타고 가다 폭사했다면서 도대체 왜 우리 아이들이 나무 상자(관)에 실려 돌아왔겠느냐며 뒤에 있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울분을 토했다.
모니카 커쇼 씨는 책상 뒤에서 펜이나 굴리는 사람이 아니라, 직접 군복을 입고 최전방에 나가봐야 한다고 일갈했다.
캐나다 역시 158명의 전사자를 내며 미국의 우방으로 활약했다.
온타리오 주 라살 시의 마이클 악파타(참전 용사) 부시장은 군복 한 번 입어본 적이 없는 미국의 대통령이 동맹을 위해 목숨을 바친 젊은이들을 비하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고 참담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미군 참전 용사들도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해 옳지 않은 내용이라며 동맹국 참전 용사들에 힘을 실어줬다.
美 해군 아프가니스탄 참전 용사 쇼언 반다이버는 동맹군이 미군 바로 곁에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들이 없었다면 임무 완수는 불가능했다고 언급하고 이번 파문에 대해 동맹국의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뜻을 전했다.
남가주 등 미국의 한인 사회는 '동맹의 가치'에 대해 다른 그 어떤 커뮤니티 보다 잘 알고 있다.
한미 동맹의 역사 속에서 한국 군도 미군과 함께 힘을 합쳐서 베트남,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지에서 미군과 어깨를 맞대고 피를 흘렸다.
美 한인 2세, 3세 청년들도 다수 미군에 복무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고 통수권자가 동맹의 희생을 '무임승차'나 '비겁함'으로 치부하는 것은 한인 커뮤니티 내의 참전 용사 가족들에게도 깊은 상처가 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정치적 논쟁을 넘어, 군인의 명예와 희생에 대한 국가적 예우라는 근본적인 가치관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