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팝아티스트 거장 앤디 워홀의 대표작인 마릴린 먼로 초상화가 20세기 미술 작품 중 역대 최고가인 1억9500만달러(2500억원)에 팔렸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앤디 워홀이 1964년 출품한 ‘샷 세이지 블루 마릴린’(Shot Sage Blue Marilyn)이 이 가격에 낙찰됐다.
샷 세이지 블루 마릴린은 먼로가 1962년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한 2년 뒤 워홀이 실크스크린으로 제작한 초상화 중 하나다. 실크스크린은 잉크가 스크린의 망점을 통과해 인쇄되는 방식을 통해 만드는 공판화 기법이다. 워홀은 먼로의 출세작인 영화 ‘나이아가라’(1953)의 현란한 포스터 사진을 실크스크린으로 제작했다.
작품 제목의 ‘샷’은 1964년 가을 행위예술가 도로시 포드버가 워홀의 스튜디오를 방문해 벽에 먼로의 초상화 작품들을 겹쳐 세워 달라고 말한 뒤 갑자기 권총을 발사한 사건에서 유래했다. 워홀은 먼로 시리즈를 각각 다른 색으로 5점을 완성했다. 그런데 권총 발사로 5점 중 2점이 총알에 관통됐고 3점은 무사히 남았다. 샷 세이지 블루 매릴린은 이 3점 중 하나다.
크리스티사는 경매 전 해당 작품을 “먼로의 머리는 노랑, 아이섀도는 파랑, 입술은 빨간색으로 그린 작품”으로 “현존하는 가장 희귀하고 초월적인 이미지”라고 설명했다. 알렉스 로터 크리스티사 회장도 성명을 통해 “샷 스테이지 블루 마릴린은 미국 팝 예술의 절대적인 정점이자 20세기 예술 작품 역사상 가장 중요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 작품은 스위스 미술품 중개상인 토마스와 도리스 암만 재단이 소유하다 크리스티경매 회사에 판 것으로 당초 경매 예상가는 2억 달러였다.
1987년 사망한 워홀은 ‘미국 팝 아트의 제왕’으로 작품에서 언제나 대중적인 화제를 선택한 인물이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