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이 사실상 끝나면서 일부 한국교회는 온라인 사역 중단을 고심하고 있다. 대면 예배와 소모임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온라인 사역을 부탁해’(두란노) 저자이자 유튜브 ‘미국목사케빈’ 운영자 케빈 리(32) 목사는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한 카페에서 국민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경쾌하지만 분명한 어조로 “온라인 사역을 통해 교회의 비전을 이룰 수 있다”며 “한국교회가 온라인 사역을 시작했다면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리 목사는 2017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들백교회(릭 워렌 목사)에서 온라인 사역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온라인 예배 동영상으로 전도할 수 있다. 2019년 플로리다의 한 온라인 소그룹 멤버가 직접 세례 받기 원한다는 메일을 받았을 때 4시간동안 비행기를 타고 거길 가야 하나 생각했는데 그 성도가 온라인에서 하나님을 믿게 된 사연을 듣고 이것이 온라인 사역의 열매라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온라인에서 하나님을 믿게 된 이들 역시 자기가 있는 지역에서 다른 사람을 전도하거나 마음 맞는 사람을 모아 작은 교회를 세워갈 수 있다. 리 목사는 “새들백교회 온라인 캠퍼스에 속한 소그룹은 미국 전역과 전 세계에 2000개가 넘게 만들어졌는데 각자 자기 지역에서 작은 교회가 돼 말씀을 나누고 친밀하게 교제하고 선교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콜로라도 한 소그룹은 매주 미혼모 가정을 찾아 위로하고 선물을 나누는 일을 한다. 플로리다 한 소그룹은 그 지역이 큰 태풍 피해를 입었을 때 피해자들을 직접 도왔다고 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역의 관계를 상호작용하고 보완하는 관계로 보길 권했다. 그는 “온라인 사역을 아이스크림(초코칩)이라 생각하고 오프라인 사역을 우유(브로콜리)라 생각해보자. 아이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주지 않는 방법으로 우유를 먹이기 보다는 둘 다 있을 때 우유를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새들백교회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모이는 성도를 다 양육하면서 오프라인으로 이끌어 간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덧붙였다. “나는 10세 때 가족과 이민 와서 미국 내 한인교회에서 대학까지 신앙생활을 했다. 새들백교회에서 온라인 사역을 하지만 매주 오프라인 예배에도 참석한다. 어릴 때 예배는 공동체가 함께 모여 드리는 것이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새들백교회에서도 때가 되면 온라인 성도들이 지역 교회를 찾도록 권한다. 온라인 교구도 결국은 오프라인과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선임 목사에게 자기를 채용한 이유를 물은 적이 있는데 돌아온 답은 “한국인이어서”였다고 한다. 리 목사는 “그는 한국이 세계에서 IT 최강국이니 한국교회에서도 당연히 온라인 사역이 잘 진행되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더라”며 “한국교회에서 온라인 사역에 대한 좋은 사례를 찾기 어렵다는 안타까움 속에서 온라인 사역을 하고 유튜브를 하면서 한국교회와 이민교회를 돕게 됐다”고 했다.
우려되는 것은 대다수 한국교회가 온라인 사역를 일시적인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리 목사는 “팬데믹 직전 미국 교회 전체에 온라인 사역 전담자는 20여명에 불과했다. 그런데 팬데믹 기간 급격히 늘었고 온라인 사역이 앞으로 교회가 선교를 위해 가야할 방향이라고 본다”며 “반면 한국교회는 위기에 대응한 일시적 해결 방법이라고 보는 거 같은데 그럼 온라인에서 거두는 것도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9년 말 미국목사케빈 유튜브를 통해 한국교회에 필요한 미국교회 정보를 전달하고 지난해 4월 관련 책을 낸 그는 강사로 자주 초청 받고 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