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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명 사망한 동방항공 여객기 사고 원인은 ‘조종사 고의’”


시속 1000㎞로 수직 낙하해 탑승객 132명 전원이 사망한 중국 동방항공 여객기 사고는 조종사의 고의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전문가들이 실시한 예비 평가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사고 당시 발견된 블랙박스의 데이터는 조종석에 타고 있던 누군가가 여객기를 고의로 추락시켰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비행기는 조종석에 앉은 누군가가 명령한 대로 움직였을 뿐”이라며 “여객기에 타고 있던 다른 사람이 조종석에 침입해 고의로 사고를 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추락 사고 직후 연방교통안전위원회 소속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사팀을 중국에 파견했다. 사고 여객기는 미 보잉사의 MU5735 기종이다.

중국 당국 조사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는 지난 3월 21일 오후 1시 15분 윈난성 쿤밍을 출발해 한 시간쯤 지난 2시 17분 순항 고도 8900m를 유지하며 도착 예정지였던 광둥성 광저우 항공 관제구역에 진입했다. 그러나 오후 2시 20분 관제사가 여객기의 고도가 갑자기 떨어지는 것을 발견하고 여러 차례 조종사를 호출했지만 응답을 받지 못했다. 이어 3분 뒤인 2시 23분 여객기의 레이더 신호가 사라졌고 광시좡족자치구 우저우시 탕현 인근 산속에 추락했다.


사고 지점 근처 CCTV에 찍힌 영상을 보면 여객기는 조종석이 지면을 향한 채 수직으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조종사가 기체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거나 고의로 사고를 낸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현장 잔해물에서 폭발물 성분은 발견되지 않아 테러나 폭발 사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정부는 추락 사고 관련 음모론이나 루머를 퍼뜨리지 말라며 웹사이트를 단속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예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블랙박스가 심하게 손상돼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사고 원인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WSJ은 “중국 당국은 여객기 추락 사고와 관련된 기계 결함이나 비행 통제상의 문제를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방항공은 WSJ에 “사고 여객기에 문제가 있었는지 판단할 수 있는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며 “비공식적인 추측은 사고 원인 조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종사의 건강이나 가족 관계, 재정 상태는 양호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