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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여성, 강간하지마”…칸 레드카펫서 ‘나체 시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 위에서 한 여성이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러시아군의 성범죄를 규탄하는 나체 시위를 벌였다.

22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이 여성은 지난 20일 영화감독 조지 밀러와 배우 틸다 스윈튼 등이 레드카펫을 걷고 있을 때 드레스를 벗어 던지고 난입했다.

여성의 상체는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노란색으로 칠해져 있었고, ‘우리를 강간하지 말라(STOP RAPING US)’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하체에 걸친 속옷에는 피를 상징하는 붉은색 페인트가 칠해져 있었다.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처한 현실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인다.


보안요원은 여성을 재킷으로 감싸 끌어냈다. 영화제 측은 아직 이번 사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배우 카일 큐캐넌은 트위터를 통해 “조지 밀러의 새 영화 레드카펫 현장에서 내 앞에 있던 여성이 옷을 모두 벗고 사진기자들 앞에서 비명을 지르며 무릎을 꿇었다”며 “칸 (영화제) 직원들이 달려와 코트로 덮었고, 카메라를 막아 촬영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페미니스트 단체 SCUM은 인스타그램에 “SCUM 소속 활동가가 칸 영화제에서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전쟁 중 겪은 성고문을 규탄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여성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키이우 외곽 도시 부차를 방문한 다음 날인 지난 5일 “여성들은 자신의 아이 앞에서 강간당하고 살해당했다”며 “이는 ISIS(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와 다르지 않다”고 토로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