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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원숭이두창 감염 일부 보도 인종차별, 동성애 혐오 조장”


최근 감염병 원숭이두창이 이례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유엔의 에이즈 대책 전담기구인 유엔에이즈계획(UNAIDS)이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 관련 일부 언론 보도가 인종차별적이고 동성애 혐오적이라고 지적했다.

유엔에이즈계획은 22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보도 중 일부가 성소수자와 아프리카인의 이미지를 사용해 동성애 혐오와 인종적 편견을 강화함으로써 낙인 효과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엔에이즈계획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 사례의 상당 부분이 게이, 양성애자,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맺은 남성 중에서 확인됐다”고 밝혔으나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가장 큰 감염 위험성이 있는 이들은 원숭이두창 감염자와 밀접한 신체 접촉을 한 사람들이며, 그 위험은 남성과 성관계를 맺은 남성에게만 한정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원숭이두창은 감염자와 밀접 접촉하면 누구나 옮을 수 있는 병임에도 특정 대상자 사이에서만 감염되는 병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매튜 카바나 유엔에이즈계획 사무부총장은 “감염자에 대한 낙인과 비난은 발병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신뢰와 능력을 떨어뜨린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는 증거에 기반한 대응을 급속히 무력화하고 비효율적이고 징벌적 수단을 조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원숭이두창의 최근 전파 추이가 동성애자들, 그중에서도 20~50세 남성 동성애자들 사이에서 확산되는 것을 놓고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레이나 매킨타이어 교수도 “우연히 바이러스가 남성 동성애 집단에 유입되고 계속 퍼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동성애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원숭이두창은 발열, 두통, 근육통, 임파선염, 수포성 발진 등을 증상을 동반한다. 통상 몇 주 안에 회복 가능하지만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치사율은 변종에 따라 1~10% 수준이다.

감염경로는 일반적으로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나 성접촉을 통해서도 전파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WHO의 21일 발표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은 영국 미국 호주 등 12개국에서 감염 92건이 발견됐고, 28건의 감염 의심 사례도 보고됐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스위스, 오스트리아까지 감염 환자가 나타나면서 원숭이두창 발생 국가는 15개국으로 늘어났다.

김민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