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2400도의 고열로 사람과 동물의 뼈까지 태워버리는 금지무기 ‘테르밋 소이탄’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했다는 정황이 또 포착됐다.
영국 더선은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유명 언론인인 유안 맥도널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촬영된 영상을 보도했다. 맥도널드가 공유한 해당 영상은 우크라이나 병사가 촬영한 것으로, 러시아군이 테르밋 소이탄 공격을 하는 것으로 매체는 해석했다.
테르밋 소이탄은 알루미늄 산화철 혼합물이 연소재로 활용돼 하늘에서 낙하 시 섭씨 2400도 이상의 고열을 낸다. 이 고열에 사람의 몸에 닿으면 뼈와 살이 녹아 심각한 화상과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 3000도까지도 고열을 발생시켜 콘크리트와 강철까지 타버린다고 한다. 인화성 물질인 백린을 원료로 할 경우 호흡기에 치명상을 줄 수 있다.
이 무기는 현재 제네바 협약에 따라 사용 금지 무기로 지정됐고, 연막용과 조명용으로만 쓸 수 있다. 피해 범위가 넓기 때문에 전쟁 지역 외에 있는 민간인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는 테르밋 소이탄을 사용하는 행위를 전쟁 범죄로 간주하고 있다.
한 발의 소이탄으로는 2500㎡ 면적을 불태울 수 있어 ‘악마의 무기’로 불린다. 전쟁에서 주로 시가지·밀림·군사시설 등을 불태우기 위해 쓰이며 고열 탓에 소이탄에 붙은 불을 끄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맥도널드는 “우크라이나군은 가장 야만적인 무기와 맞서고 있다”며 “러시아군에 대항할 무기를 빠르게 공급하지 않는다면 비극적 결말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테르밋 소이탄은 러시아군 그라드 발사대가 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남동부의 요충지인 마리우폴에서도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투항 중인 우크라이나군을 공격하면서 테르밋 소이탄을 사용했으며, 당시에도 이 장면이 공개돼 전 세계로부터 큰 비판을 받았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