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봄철 예상보다 심각한 가뭄을 겪은 것으로 분석되는 위성사진이 나왔다.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봄철 가뭄 심화로 북한 주민의 식량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위성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가뭄지수(Drought Index)는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대부분 지역이 높음에서 심각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OAA는 중간, 높음, 심각 수준의 가뭄 상태를 노란색과 붉은색, 검붉은색 등으로 구분하는데, 북한은 대부분 지역이 검붉은색이었다.
북한의 가뭄지수는 지난달 11~17일 주간 중부지대를 중심으로 심각 수준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달 말부터 북한 전역으로 점차 확대됐다. 가장 최근 위성자료인 5월 16~22일 중부지대의 가뭄은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표시됐다. 하지만 함경도 지역을 비롯한 북부지대는 여전히 심각 수준이 관측됐다.
VOA는 “북한의 대표적인 곡창지대인 황해북도와 황해남도, 함경남도 일부 지역의 강수량은 예년보다 적었고, 기온도 평년보다 섭씨 2.3도 높았다”며 “무엇보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퍼지는 상황에서 북한 주민의 식량난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8일 “지난 4월 중순부터 황해남도와 황해북도 등 대부분 지역에서 가뭄 현상이 나타났다”며 “당의 부름을 받들고 온 나라가 가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를 막기 위한 투쟁에 일떠섰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강수량이 크게 낮아 보리, 밀 등 작물 수확에도 비상이 걸렸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