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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나는 ‘마리우폴 공포’…세베로도네츠크 재앙 위기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지역의 또 다른 전략 요충지 세베로도네츠크가 ‘제2의 마리우폴이 되고 있다고 서방언론들이 2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주 주지사는 “세베로도네츠크가 러시아군의 전면공격을 받고 있다"며 격렬한 시가전이 도시 곳곳에서 벌어지는 탓에 주민들의 대피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주민을 대피시키려는 노력이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인구 10만명의 세베로도네츠크에는 현재 민간인 약 1만5000명이 오도가도 못한 채 갇혀 있는 처지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세베로도네츠크의 경제의 근간인 아조트 화학공장 지하에 위치한 소련 시절의 방공호에 은신해 있는 사람이 800여명이라며 “도시를 떠나기를 거부한 주민들이 (폭격을 피해) 거기 (숨어)있다. 어린이들도 포함돼 있다"고 했다.

세베로도네츠크는 우크라이나군의 보급로가 지나는 전략적 요충지로 도시 전체를 포위한 뒤 무차별 폭격을 가하는 러시아군에 의해 도시 기능이 마비된 상황이다.

도시 곳곳에서 잔여 병력 소탕을 노리는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이 시가전까지 벌여 민간인들은 옴짝달싹 못하는 처지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의 공격이 계속 이어질 경우 러시아군의 집중 공격으로 초토화된 남부 마리우폴에 위치한 제철소 '아조우스탈'에서 벌어졌던 인도적 위기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마리우폴의 우크라이나군은 아조우스탈을 최후의 보루 삼아 결사항전에 나섰으나, 러시아군의 맹렬한 포위 공격을 당한 끝에 지난달 17일 러시아 측에 항복했다.

이 과정에서 제철소 지하터널로 피신한 민간인들은 물과 식량, 의약품이 극도로 부족한 상황에서 최소 한 달 이상 햇빛도 보지 못한 채 인도적 위기를 견뎌야 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