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인도적 지원 의지를 거듭 밝히며 대화를 촉구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이 조만간 7차 핵실험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상당 기간 지녀온 우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것이 긴급 상황이며, 우리는 여기에 대비돼 있다고 확언할 수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 동맹 간에 단합된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성명을 내고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 중 하나가 재개방된 징후를 관찰했다”며 “이는 핵실험을 위한 준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올해 초부터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를 시작했고, 3번 갱도 핵실험 준비가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파악됐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북 제재가 어려운 상황에서 대응책이 있는지 묻는 말에 “일방적 행동은 매력적이지 않고, 효과적이지도 않다. 우리에게는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동맹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
리는 북한에 대한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또 사적으로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한미전략포럼’에 나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포함해 역내 위협으로부터 미국과 한국, 일본 등 동맹을 방어하는 데 철저하게 집중하고 있다”며 “우리는 어떤 실수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한·미·일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데 있어 완전한 공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의 안보 약속은 최우선적이며, 당연히 강철같다”고 강조했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명백히 우려하고 있다. 북한이 취하는 위협에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그러나 “우리는 북한과 평화롭고 외교적인 해법을 찾을 것이라는 믿음을 이어가고 있다”며 “미국은 북한에 대해 어떤 적대적 의도가 없고, 대화의 길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심대하게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인도적 지원 노력에 대한 지지를 지속할 것”이라며 “북한의 비핵화와는 별개 문제이며 이 둘을 연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긴장 고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에릭 부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비확산국장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한 한·미의 맞대응에 대해 “무엇을 달성하기 위한 목적인지 분명하지 않다. 어떤 새로운 능력을 보여주려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이는 북한의 도발을 분명 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틀랜틱 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도 “분별없는 맞대응이 무엇을 증명하려는 것이냐”며 “북한의 위협은 여전히 남아있고, 우리는 더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NN은 “한·미·일은 북한이 원할 때 언제든지 핵실험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핵실험은 정치적 결정만 남았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