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이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가 선정하는 ‘올해의 팀’에 포함되지 않아 논란이다. 페널티킥 득점 없이도 아시아 선수 최초로 득점왕을 거머쥐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던 만큼 영국 현지에서도 손흥민 제외를 두고 공정성이 담보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PFA는 10일 PFA 어워즈를 열고 2022년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팀을 발표했다. 이 명단에 손흥민의 이름은 없었다.
4-3-3 포메이션에 이름을 올린 공격수 세 명은 사디오 마네(리버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선정됐다. 미드필더에는 케빈 더 브라위너, 베르나르두 실바(이상 맨체스터 시티), 티아고 알칸타라(리버풀)가 뽑혔다. 수비수에는 주앙 칸셀루(맨체스터 시티), 안토니오 뤼디거(첼시),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버질 판 다이크(이상 리버풀)가 선정됐다. 골키퍼는 알리송(리버풀)이다.
손흥민은 2021-2022시즌 리그에서 공격포인트 30개(23골 7도움)를 수확했다. 기록만 놓고 보면 올해의 팀 공격진에 선정된 마네(16골 2도움)와 호날두(18골 3도움)를 앞선다. 손흥민은 앞서 선수들이 뽑는 PFA ‘올해의 선수’ 후보에서도 빠졌다.
PFA 올해의 팀은 소속 선수들이 투표를 통해 직접 선정한다. PFA에는 EPL 소속 20개 구단과 잉글리시풋볼리그 72개 구단까지 총 92개 구단 선수들이 소속돼 있다. 손흥민이 제외되자 선수들의 주관이 섞인 투표로 올해의 팀이 선정되는 만큼 객관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잉글랜드 리그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는 PFA 올해의 팀·올해의 선수가 인기투표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맨유가 6위로 마감하며 팀 성적 역시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만큼 호날두의 선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크다. 올해의 팀에 뽑힌 선수 11명이 속한 구단 중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나가지 못하는 팀은 맨유뿐이다.
현지 언론들도 손흥민이 제외된 것에 대해 비판적 메시지를 내고 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PFA 올해의 팀을 소개하면서 “호날두는 있지만, 손흥민은 없다”고 평가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팬들이 골든 부트(득점왕)를 받은 손흥민이 PFA 올해의 팀에서 빠진 것은 ‘범죄’(criminal)라고 비난한다”며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인디펜던트지도 ‘손흥민이 PFA 올해의 팀에서 제외됐고, 호날두와 6명의 리버풀 선수가 포함됐다’는 제목으로 시상 결과를 총평했다. 이 매체는 “(리버풀 선수들의 다수 포진은) 리버풀이 우승 후보로 재등장한 것이 결정적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수긍하면서도 “호날두는 팀이 리그 6위로 시즌을 마쳤음에도 올해의 팀에 뽑혔다”고 지적했다.
손흥민 외에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과 로드리(맨체스터 시티)의 제외에도 공정성이 담보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다만 손흥민은 슈퍼컴퓨터로 선수들의 득점, 도움, 기회 창출 등 각종 통계를 분석해 선정한 올해의 팀에는 포함됐다. BBC, 스카이스포츠 등 주요 현지 언론을 비롯해 EPL 사무국이 선정하는 올해의 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