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권고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럽 내 러시아와의 본격적인 외교전에 돌입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1일(현지시간) 이러한 내용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방문했다.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의 EU가입 문제와 재건 지원 문제에 관해 머리를 맞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오늘 논의로 다음 주 후반까지 평가를 마칠 수 있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당국이 후보 지명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의 유럽 여정을 지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EU의 결정이 미래를 결정 할 것”이라며 “통합된 유럽의 미래가 무엇인지, 그리고 미래가 있는지 여부가 지금 결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가입 신청에 대한 유럽연합의 긍정적인 반응은 유럽 프로젝트가 미래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의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4월 18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마티 마시카스 우크라이나 주재 EU 대표부 대사를 만나 실질적인 EU 가입 절차를 밟았다. 그동안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지리의 특수성으로 인해 지정학적 취약점이 여실히 드러나 EU 가입을 촉구해 왔다.
EU 집행위가 우크라이나의 가입 신청에 긍정적 의사를 표명하고 EU 정상회의에서 27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찬성하면 우크라이나는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얻는다. EU 집행위의 의견 제시는 5일 뒤인 17일로 예정돼 있다. 폰데라이엔 위원장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보내면서도 자국 내 “법치나 부패 척결과 같은 개혁 과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EU 정상들은 오는 23~24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EU 회원국 가입 후보국 지위 부여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몰도바와 조지아에 대한 EU 가입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가 6월 중으로 후보국 지위를 얻는다면 통상 수년이 걸리는 가입 기간을 3개월 정도에 끝내게 된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침공한 지난 2월말 유럽연합 가입을 신청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EU 가입에 대해 27개 회원국 정상들 중 프랑스나 독일, 덴마크, 네덜란드 등이 회의적인 입장으로 알려져 당장 승인이 이뤄질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