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따뜻하게 웃었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냉담했다. 러시아에 대한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으로 두 정상 간에 어색한 분위기가 포착됐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6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친화적인 포옹을 시도했지만, 따뜻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클라우스 이오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과 함께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가 공격한 현장에 방문해 우크라이나를 향한 유럽의 단결 메시지를 전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환한 미소로 화답하지 않았다. 기념촬영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밝게 웃으며 악수하는 자세를 취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외면하듯 시선이 바닥을 향했다.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마크롱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웃으며 껴안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마지못해 포옹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두 정상 간 미묘한 분위기는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 탓에 연출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프랑스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굴욕을 당해선 안 된다”며 “그래야 전투가 멈추는 날, 외교적 수단을 통해 탈출구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7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이해할 수 없다. 러시아는 지난 8년간 우리를 죽여왔다”며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이냐”고 되받았다. 그러면서 “미국, 영국 등과는 달리 프랑스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지원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두둔 논란이 커지자 마크롱 대통령은 15일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 시도를 막기 위해 프랑스군의 기여는 필수적”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키이우 방문도 친러시아라는 의구심 해소를 위한 행보라는 평도 제기됐다.
CNN은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여 비판을 받아왔다”며 “그는 비판 받고 있는 현 분위기를 바꾸기로 결심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동안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왔지만, 이날
이찬규 인턴기자